[이주의 해시태그-#웨이브]모바일 밖으로 흘러나온 네이버 AI의 물결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사진 네이버>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사진 네이버>

네이버 인공지능(AI) 스피커 '웨이브(WAVE)'는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 클로바가 적용된 첫 기기다. 자연어처리, 음성인식, 콘텐츠 추천, 번역 등 AI 기술력이 총망라됐다. 모바일 앱으로만 경험하던 네이버 AI 기술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웨이브는 '샐리야'라고 불러서 이용할 수 있다. 음성인식은 모바일로 클로바 앱을 이용할 때보다 더 잘 된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클로바 성능도 좋아졌지만 스피커라는 기기 장점이 더해진 이유가 크다. 웨이브는 4마이크 시스템으로 거실 끝에서 끝 같이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도 명령을 인식했다.

네이버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와 데이터베이스(DB)가 강점이다. AI 스피커 시장에 국내외 여러 기업이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필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웨이브는 포털 네이버를 개발·운영하며 확보한 DB와 노하우가 반영돼 지식정보 검색 기능에서 기존 AI 스피커와 차별성을 보인다. '샐리야, 뉴스 틀어줘'라고 명령하면 네이버 뉴스와 연동, 최신 뉴스를 찾아 읽어준다. 살충제 달걀 파동 등 현재 가장 화제가 되는 이슈를 들려준다. '네이버 주가는 얼마야'라는 질문에 '78만7000원으로 전일 대비 8000원 상승한 금액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날씨와 경로 알림은 기본이다. 비 내릴 확률을 말해주고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를 소요시간과 함께 불러준다.

콘텐츠 추천도 강점이다. 네이버 뮤직과 연동해 상황별 음악을 추천한다. '비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 들려줘'라고 명령하니 네이버 뮤직을 실행해 김건모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태연 'Rain' 등 비와 관련된 곡을 들려줬다.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사진 네이버>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사진 네이버>

은은한 조명을 고려했을 때 거실보다 침실에서 활용하기 좋았다. 맛집을 추천하는 기능은 있지만 음성으로 전화를 걸고 주문까지 되는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아침 시간대다. 모닝콜, 주요 일정, 날씨 등을 알려주는 아침 브리핑 기능이 유용했다. 네이버 캘린더 앱과 연동할 경우 효용성이 늘어났다. 음성명령으로 TV 등 가전까지 조작할 수 있어 하루를 시작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웨이브를 활용하면 아침에 굳이 엄마를 괴롭힐 필요가 없다. 깨워달라거나 날씨를 묻는 것은 웨이브에게 맡기면 된다. 미리 클로바 앱으로 설정해 두면 깨워주면서 오늘 잊지 말아야할 일도 상기시켜 준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유용하게 이용 가능하다.

웨이브는 네이버 AI가 모바일 밖으로 나와 가전이 포진해 있는 집과 만나는 첫 시도다. 네이버 AI 기술이 모바일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하드웨어로 확장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웨이브는 향후 AI 생태계를 뒤흔드는 거대한 쓰나미가 될지, 잔물결이 될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다른 기기로 확대됐을 경우 네이버 AI의 경쟁력과 가능성은 보여준다.

한줄평: 아침엔 엄마보다 샐리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