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소서는 해외로 간다]<2>미국 "나는 세계인과 경쟁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9/995177_20170918132355_517_0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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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세계 각국 인재가 미국으로 몰리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빠르게 성장하는 IT스타트업은 개발자, 디자이너를 선발하기 위해 입사 보너스 지급 등 인재영입 경쟁에 나설 정도다.
실제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실업률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실업률은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치솟기 시작해 2009년 10%에 육박했다. 하지만 올해 월별 실업률은 4%대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취업시장이 구직자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미국시장에서 대체적으로 '한국인' 이점을 살리기는 어렵다. 세계 인재가 한곳에 모이는 만큼 인종이나 출신국가가 아닌 능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미국 기업들이 인재를 구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지만 채용절차도 그만큼 까다롭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미국 기업은 국내와 달리 공채시스템이 아닌 개별 직군에 맞는 심층 면접방식 채용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 주요 기업은 해당 직군에 적합한 사람이 없다면 과감하게 자리를 비워둔다. 미국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자신이 해당 기업문화, 직종에 적합한 사람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준비해야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이민자의 도시 실리콘밸리...영어에 대한 부담 버려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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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플랫폼 우버 시니어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강태훈(38)씨는 미국 취업의 가장 큰 성공 열쇠를 '자신감' 이라고 표현했다. 완벽함을 추구 하려하지 말고 적극성을 갖고 도전하라는 주문이다. 강 씨는 “이력서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이력서를 바꿔보고, 전화 면접에서 떨어지면 그 만큼의 영어를 키워가는 식으로 일단 도전해 보고 답을 찾으면 된다”면서 “완벽하게 준비 후에 도전하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공고를 낸다. 이후 채용 매니저의 전화면접 후 실제 실무 면접과 적합도(인성) 면접을 실시한다. 필요시 추가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10분 내외로 종료되는 국내 면접과 달리 한사람을 선발하기 위해 기업 현장매니저와 임원이 하루 전체를 모두 쓰거나 이틀에 걸쳐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강 씨는 현재 우버 본사에서 수십만 달러 연봉을 받는 시니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지만 자신을 '흙수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강 씨는 부산 지역 지방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 하청 개발사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첫 직장 생활은 고된 노동과 밀린 월급 등 고난의 연속이었고, 이후 직장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KOTRA '월드잡'을 통해 미국 일자리를 발견하게 됐고,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밤샘노동은 없어졌으며 풍족한 생활로 자신의 꿈을 다시 설계하게 됐다.
강씨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했던 모든 기업은 고 임금을 보장해주었으며 휴가를 언제든 기간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서 “개발자가 프로젝트 스케쥴을 직접 정하기 때문에 언제든 쉬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줄곧 미국취업에 있어 개발자 능력 외 다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실리콘밸리는 인도, 중국, 유럽 등 다양한 인종과 국가가 한 곳에 모여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 언어에 관대하다”면서 “특히 개발자는 자신의 업무를 통해 대화하기 때문에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야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경은 문제되지 않아...그러나 미국이 한국 대안은 아냐, 실력 없다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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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도어 시니어 SW엔지니어로 일하는 주은광(33)씨는 국내취업 실패의 대안으로 미국 취업을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인재를 구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맞지만 능력없는 구직자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제공하는 등의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면서 미국취업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넥스트도어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폐쇄형 소셜네트워크(SNS)기업이다. 넥스트도어에서 일하는 직원은 약 200명 가량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넥스트도어는 최근 허리케인사태에 지역사회 쉘터, 구호품 등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역할 해 세간의 주목 받았다.
주씨는 해외취업을 위한 미국행이 아닌 새로운 공부를 위해 고국을 떠났다. 주씨는 카이스트 졸업 후 국내 대형 게임회사에서 몇 년간 직장생활을 거쳤다. 이후 UC버클리 정보대학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원 생활 중 인턴 등 현지기업 경험을 통해 미국취업을 결정했다. 초기 한인계 스타트업 에누마(ENUMA)에서 개발자로 일한 뒤, 지난해 넥스트도어에 입사해 일하고 있다.
주씨는 “UC버클리 재학 중 인턴생활로 미국기업을 먼저 경험하게 됐다”면서 “초기에는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로 업무 미팅에 들어가기 전 머릿속으로 수십 번 상황을 연습하는 등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주씨는 미국 취업을 결정했다면 먼저 영어, 오픈 소스코드 등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경력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한국에서 중요시하는 국내 경력, 토익, 토플 등은 미국 취업과 전혀 연계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씨는 “개발자로 일하기 위해 공부할 수 있는 각종 서적, 문서는 모두 영어로 돼 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단순히 생활을 위한 언어가 아닌 자신의 경력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벽 할 때까지 도전하지 않는 것은 시간낭비...'스토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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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29)씨는 미국 금융기업 캐피털원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이끄는 프린시플(수석)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업무를 시작한지 3년이 채 되지 않지만 김씨의 능력을 크게 산 회사는 그를 사원에서 곧바로 수석디자이너로 대우했다.
김씨는 취업 성공의 가장 큰 열쇠를 '스토리'라고 표현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것과 만화를 좋아하는 것 등 아주 사소한 취미도 자신의 업무와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디자이너 분야 경쟁률은 어떤 직종보다 치열하기 때문에 실력을 당연하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시선을 끌 수 있다”며 “국내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이력서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 김씨가 미국행을 결정했을 때 주변사람 모두 만류했다. 제대로 영어 한마디 하지 못했으며 지방대 미대 재학이 유일하게 내세울 학벌이었다. 말 그대로 무작정 떠난 유학길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미국에서 새로운 미래를 발견했다. 오직 진학을 위한 입시미술이 아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현지 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면서도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 진학해 웹디자인과 뉴미디어학을 전공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경험한 입시미술은 항상 정해진 정답이 있어 지루하고 재미없었다”며 “언어 장벽이 있었지만 미국에서 처음 좋아하는 그림과 IT관련 수업 등을 받으며 재능을 처음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턴부터 하나하나 준비해갔다. 캐피털원에 일하기 전까지 매학기 방학이면 인턴에 참가했다. 질로우, 삼성리서치아메리카, 핫패드는 김씨를 성장하게 만든 디딤돌이 됐다.
김씨는 “완벽한 포트폴리오, 완벽한 언어능력이 아니라 우선 도전하고 부딪히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사회에 발을 내딛고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인지 인턴을 통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