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에 이어 엠씨넥스가 삼성전자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에 외주 생산한 듀얼카메라 모듈을 처음 도입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듀얼 카메라 부품 외주화 전략을 개시하며 부품업계에서도 호재가 기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00만 화소 카메라와 500만 화소 듀얼카메라 모듈 공급사로 엠씨넥스를 낙점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트8 듀얼카메라를 생산한 바 있는 삼성전기도 공급사로 확정됐다. 이 부품은 삼성전자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출시할 갤럭시J플러스, 중국향 갤럭시C8에 탑재된다. 두 제품은 지역에 따라 사용자 환경(UI)만 바꾼 동일 스펙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자사 최초 듀얼카메라 제품 갤럭시노트8에 듀얼카메라를 채택한 이후 두 번째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신제품이다.
엠씨넥스가 공급할 듀얼 카메라는 고화소 이미지 두 개를 합성해 사진 품질을 향상시킨다. 듀얼 중 1300만 화소 카메라는 자동초점(AF) 기능을 갖췄다. 손떨림보정기능(OIS)은 탑재되지 않았다.
엠씨넥스가 삼성전자에 듀얼카메라 모듈을 공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엠씨넥스는 중국과 일본 스마트폰 제조사에 듀얼카메라를 일부 공급한 이력은 있다. 엠씨넥스는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후면과 전면 카메라모듈을 주로 생산해왔다. 엠씨넥스는 삼성전자 공급을 시작으로 본격 듀얼카메라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 듀얼카메라는 싱글카메라 보다 평균판매단가(ASP)가 1.5배가량 높다.
엠씨넥스는 “고객사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듀얼카메라 확대 기조로 후방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가장 많은 1위 기업이다. 자체 생산하거나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공급해온 듀얼카메라 주문 물량이 크게 늘어나며 협력사로 공급 기회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스마트폰 25% 이상을 듀얼카메라 제품으로 출시할 것이라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듀얼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17년 46억달러 수준에서 2018년 74억달러로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듀얼카메라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6년 6000만대 수준에서 2017년 2억3000만대, 2018년 4억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엠씨넥스뿐만 아니라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주요 삼성 협력사도 듀얼카메라 개발과 양산 준비에 뛰어 들었다. 일부 기업은 설비 투자도 준비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듀얼카메라 외주화 전략을 본격화하면 당분간 부품업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많은 기업이 듀얼 카메라 모듈 생산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