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임대료 이달말 협상…"빠른 협상 희망"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이 요청한 임대료 조정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이며 국내 최대 사업자의 급작스런 공항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 간 임대료 협의가 남아 양측이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면세점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 면세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임대료 이달말 협상…"빠른 협상 희망"

18일 오후 인천공항공사는 롯데면세점의 공식 임대료 조정 협의 요청에 대해 임원급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롯데 측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12일 롯데면세점이 공식 공문을 통해 임대료를 최소 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책정해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1주일 내에 회신해 달라고 최후 통첩했다. 당초 “논의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선회해 인하 가능성을 열었다.

인천공항측은 현재 면세업계의 경영악화 상황을 인지하는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개항 이래 지속적으로 면세점을 운영해온 중요한 파트너임을 고려, 협의를 통해 상호 접근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2003년 이후 14년만에 적자를 냈다. 이 상황에서 매출액의 40%에 달하는 공항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해 적자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2015년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5년간 임대료로 4조1400억원을 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올해 누적 적자가 2000억원 이상, 5년간 최소 1조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면세점은 현행 최소보장액과 영업요율 중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납부하는 현행제도를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대 35%까지 영업요율로 책정한 금액으로 임대료를 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영업요율 변경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희박한 만큼 최소보장액을 일정부분 인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입찰 당시 회사측에서 제시한 최소보장액을 일정부분 감면해준다면 면세점 운영에 한층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또한 운영 1년차 5000억, 2년차 5100억, 3년차 7740억원, 4~5년차 1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부담감을 덜기 위해 이를 총 사업기간 개월수로 나눈 금액에서 일정기간 유예나 감면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측은 면세업계의 상황이 입찰 당시와 비교해 악화된 점을 고려할 때 일정부분 피해도 감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이 3번의 유찰 끝에 수의 계약으로 사업자가 선정됐고 제주공항에서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의 사업철수 소식에 최소보장액을 운영요율제로 변경해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협의가 진행된 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도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중소면세점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측과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