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온도 등 측정 기준 달라진다...2019년 국제도량형 국제단위 개정

2019년 5월 20일부터 질량·전류·온도·물질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그동안에는 특정 원기를 기준으로 삼았으나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하게 변화하는 점을 감안해 바뀔 수 없는 물리 법칙으로 대체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지난 6일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산하 단위자문위원회(CCU) 제23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질량·전류·온도·물질량 국제단위계 개정이 결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6일 종료된 단위자문위원회(CCU) 제23차 회의 참석자들
지난 6일 종료된 단위자문위원회(CCU) 제23차 회의 참석자들

이번 결정 내용은 내년 하반기 국제도량형총회에서 확정, 2019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에 발효된다.

이번 국제도량형 재정의는 네 개의 기본 단위를 '기본 상수'와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질량은 에너지·파동을 설명하는 플랑크 상수, 전류는 기본전하량, 온도는 볼츠만 상수, 물질량은 아보가드로 상수로 재정의 한다.

예를 들어 질량은 1889년 백금·이리듐 합금으로 만든 특정 '원기'의 질량을 1㎏이라고 지정,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 손상에 따른 오차가 최대 100마이크로그램(㎍)까지 발생한다. 에너지·파동을 설명하는 '플랑크 상수'로 질량을 재정의 하면 이같은 오차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국제도량형위원회는 1983년에도 백금·이리듐 합금으로 1m 길이의 자(원기)를 만들어 표준으로 활용했던 '길이' 측정 기준을 빛이 2억9979만2458분의 1초 동안 가는 길이를 1m로 재정의 한 바 있다.

새로운 재정의 값이 일상생활이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하다. 질량은 기존 기준과 10㎍도 차이나지 않는다. 극미세 측정 장비로만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미세분야 연구 분야에서는 정확한 측정 기반을 마련, 혹시 모를 오차를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미세한 양의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미세 바이오 분야나 미세한 전류를 이용하는 초미세 전자소자 개발 분야에서는 매우 큰 변화다.

표준연은 플랑크 상수를 측정할 수 있는 '키블 발란스' 장비 개발에 나서는 등 새롭게 정의되는 단위 측정 및 보급 시스템 연구개발(R&D)에 나섰다.

양인석 표준연 물리표준본부 박사는 “국제단위계 재정의가 결정되면서 각종 관련 전문서적과 학교 교재도 개정돼야 한다”면서 “통상적인 상거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과학계에는 엄창 큰 의미를 지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