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생존율이 유럽연합(EU) 주요 5개국(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에 비해 크게 낮았다. 5개국 평균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이다. 신생기업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은 '국제 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현황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이탈리아(44.7%), 프랑스(44.3%) 등 유럽 주요 5개국의 신생기업 5년 생존율은 42%에 달한다. 반면 우리는 27.3%로 5개국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1년 생존율도 우리나라는 62.4%로 5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영국, 프랑스의 1년 생존율은 각각 92.2%, 82.0%다.
우리나라 전체 활동기업 대비 신생기업 비율을 나타내는 신생률은 2015년 기준 14.6%로 EU 주요국(평균 9.6%)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반면 소멸률도 14.0%(유럽 평균 8.0%)높아 기업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빈번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기업 일자리 창출 비중이 높았다. 종사자 10명 미만 소기업이 차지하는 기업 비중은 96.1%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이들 소기업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6%로 이탈리아(45.8%), 스페인(40.8%) 등과 함께 높은 편이다.
한편 우리나라 중소기업(종업원 250인 미만)가운데 수출 기업 비중은 1.6%(제조업 7.9%)에 불과했다. 전체 수출금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수출금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7%로 가장 높아 수출이 상위 대기업에 편중 돼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경훈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높은 신생률에도 불구하고 생존율이 매우 낮아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서비스업 영세성을 극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