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수 전망과 실제 거둬들인 금액간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경기 변동을 예상하지 못 한 영향이 가장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추세대로 정부 경기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 국정과제 이행에 직접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재원이 상당 부분 '세수 호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발주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작성한 '중장기 재정정책방향 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4년(2013~2016년) 동안 세수(국세수입) 추계 오차는 연평균 7조8500억원에 달한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정부 전망치보다 세수를 각각 8조5000억원, 10조9000억원을 적게 거둬들였다. 반대로 2015년, 2016년에는 전망치보다 각각 2조2000억원, 9조8000억원을 많이 징수했다. 그나마 정부가 중간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2013년, 2015~2016년)하며 전망치를 수정해 오차가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추경을 고려하지 않은 본예산 기준으로는 2013년과 2015년 오차가 각각 -14조5000억원, -3조3000억원으로 확대된다. 2016년은 +19조6000억원까지 오차가 확대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 국세수입 전망 오차율은 2010년 4.1%에서 2012년 1.4%로 꾸준히 하락했다”며 “2013년 오차율이 7.2%로 급증한 후 2015년 1.5%로 축소됐지만 지난해 정부가 과도하게 보수적인 예산을 편성해 오차율은 8.1%가 됐다”고 밝혔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오차가 컸던 해의 국세수입 과·부족은 세법개정 등 '제도 요인'보다 '경기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가 정부 예상과 크게 다르게 움직였다는 의미다. 예컨대 2014년은 경기회복 지연, 환율하락 등으로 세입이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시장 호조, 법인실적 개선 등으로 세입이 큰 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추세대로 정부의 세수 추계 오차가 커지면 국정과제 이행에 직접 타격이 될 수 있다. 5년 동안 국정과제에 필요한 재원 총 178조원 가운데 세입으로 46.6%(83조원)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7~2021년 국세수입이 연평균 6.8% 늘어나는 '세수 호황'을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각각 경제성장률이 3.0%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 251조1000억원인 국세 수입이 2021년 31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세수입 증가율은 2013년 5.8%, 2014년 5.9%, 2015년 3.7%, 2016년 5.6%에 머물러 향후 5년간 연평균 6.8%는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 예측 수준을 높여 세입 추계 오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계 오차가 확대되는 현상을 방치하면 정부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의 세수 오차 크기는 정상적 재정운용을 저해할 정도로 크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정부 정책 신뢰가 하락하고 재정운용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