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맞춰 우리 사회 법 체계와 제도를 선제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급변하는 기술로 피해를 보는 사회 약자 보호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중요한 변화기에 정치가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칼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20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막한 '빅포럼(B.I.G Forum) 2017'에 참석, 이 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4차 산업혁명 목표는 인간의 행복이고, 기술 발전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기술은 실업이나 개인 사생활 침해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가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받아들일 때는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회 약자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이 과정에서 정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AI·빅데이터 같은 기술 발전에 따른 혁명이 일으킬 미래에 대비, 국가·사회 간 합의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G7 국가가 모여 기계가 인간을 압도하는 사회에 맞서 머리를 맞대고 이에 대비할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이 교수는 사회 약자를 위한 교육과 사회 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 변화가 이끄는 사회 전환을 수용하는 것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1·2차 산업혁명 당시 겪은 소득 불균형을 다시 겪을 수 있다”면서 “새 기술을 받아들이려면 기존의 노동 체계 변화와 혁신 기술을 보호하는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술 변화로 생기는 사회 패자를 고려하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이 교수는 “창의 기술로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기술로 인해 피해를 본 계층이 많아진다”면서 “정부는 사회 패자가 새 일자리를 찾도록 재교육과 사회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방안으로 '홀로크라시(자기조직화도시)'를 제안했다. 홀로크라시란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뤄지는 공유 경제 시스템이다. 이 교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데이터 규제 완화와 전국 정보망 구축을 제시했다.
빅포럼 2017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로, 세계 석학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 포럼이다. 21일까지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일원에서 열린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