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탄소나노튜브(CNT)를 이용해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유연 소자를 개발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전력원으로 이용이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김희숙·최재유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박사팀이 박종래 서울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CNT 실로 구성된 유연한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CNT를 실 형태로 제작한 후 n-, p- 타입으로 도핑해 열전소자를 제작했다. CNT 자체의 고전도성을 이용, 전극 없이도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금속 전극이 필요 없어 기존 열전소자의 한계를 해결했다.
열전소자는 소자 양 끝의 온도 차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 외부 온도와 체온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면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소자는 무기 반도체 재료를 사용해 무겁고, 유연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5℃ 온도 차로 10.85마이크로와트(㎼)/g의 발전 밀도를 보였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유연 열전소자 중 최고 수준이다.
김희숙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열전소자는 가볍고 기계적 성질이 뛰어나며, 높은 발전 성능을 보인다”면서 “체온으로부터 웨어러블 기기에 직접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은 KIST 기관고유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R&D컨버전스 프로그램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