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채용비리를 포함해 금감원 내부의 총 52건의 위법·부당행위 적발사항을 발표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채용프로세스 개선을 비롯해 강도 높은 내부 개혁을 추진한다.
20일 감사원은 금감원의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부당한 채용업무를 주도한 전임 국장 등 4명에 대해 면직, 정직 등 중징계를 요구하고 직원 2명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또 서태종 수석부원장 등 임직원 3명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과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인사자료 활용을 통보했다.
이외에도 소속 임직원의 자본시장법 준수 여부 등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점검 기준과 절차를 보완하고 위반 여부에 주기적으로 확인하도록 요구했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직원은 적정하게 조치하고, 금융거래 정부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 23명에 대해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금감원장에게 통보했다.
감사원 측은 “이번 감사는 방만한 조직 예산 운영에 대한 효율화 방안을 제시하고 지난해 발생한 채용 비리와 유사한 부당 채용 사례를 적발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 통보 23건, 문책요구 6건, 인사자료 통보 3건 그외 수사 의뢰 3건이 나왔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감독분담금 재정 통제수단 미흡, 국외사무소 운영, 인건비 부당처리 등이 두루 지적했지만, 핵심은 부당 직원채용 등 인사비리다. 금감원 채용비리에 연루된 김수일 전 부원장과 이상구 전 부원장보는 지난 13일 1심에서 각각 징역형이 선고됐다.
지난 11일 취임한 최 원장은 흐트러진 조직 기강을 다잡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조직, 인력, 예산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미 사표를 제출한 임원급 이하 큰 인사변화가 올 전망이다.
최 원장은 이날 금감원 내외부에 인력 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외부 파견 및 기능 축소 부서는 인력을 감축하고, 가상화폐·P2P·회계감리 등 감독수요 증가 분야는 인력을 재배치한다.
또 채용과정 전반을 재점검해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도록 개선방안을 찾는다. 전면 블라인드 방식 도입, 서류전형 폐지, 외부 면접위원 참여 등 채용 전 과정 개편을 고려했다.
문제가 됐던 임직원 주식매매 부분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부 규율을 세운다. 주식거래 금지 대상 직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감사원 발표에 앞서 외부 전문가 위주로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체적 개선방안을 TF를 거쳐 10월 말까지 마련하고 올해 말까지 후속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