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정부의 금융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컨퍼런스 특별행사에서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는 한 사람이 밟아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금융정책과 감독을 각각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에 비유하며 “한 사람이 밟아야만 여건에 맞게 운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위원장은 “이런 소모적인 체제나 조직 개편 논의는 과거에 이미 계속되어 바꿔온 것”이라며 “이런 역사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별토론에서는 초대 자본시장연구원장을 역임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 박상용, 최도성 교수 등 전임 자본시장연구원장들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토론자들이 금융정책과 감독 기능 재편 방침에 의견을 보탰다.
최 의원은 지난해 금융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그는 “정부의 산업 정책과 금융감독 정책이 같은 곳에서 이뤄지면 산업정책에 의해 감독정책이 희생당할 가능성이 많다”면서 정책과 감독을 분리하고 금융과 세제를 하나로 통합하는 부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날 참석자들은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의 역할 제고 방향과 정부 주도 구조조정 방법 등을 논의했다. 최도성 가천대 교수는 “정부 조직 개편 문제는 정답이 없고 오히려 선택의 문제”라며 “정책과 감독 문제는 이제 조직 개편에 신경쓰기 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조직과 부처간 협력과 견제를 이룰지를 고민하는 것이 나은 방향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