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수많은 접점과 연결, 생활 모든 곳에서 AI 기술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20일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를 통해 세상을 연결하겠다는 새 비전을 발표했다. 생활 곳곳에 카카오 AI 기술을 제공, 하루 4000만명이 접속하는 카카오톡과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모바일을 통해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는 카카오 모토 '커넥트 에브리싱(Connect Everything)'에 기술을 더했다.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 아이(I)' '카카오 오픈빌더(Open Builder)' '카카오 인사이드(Inside)'로 구성된 AI 생태계 구조를 공개했다. 카카오 아이는 음성·시각·대화·추천·번역 등 AI 기술력이 총망라된 종합 AI 플랫폼이다. 이를 다양한 협력사에 개방해 카카오 AI 혜택을 생활 곳곳에서 접하게 한다. 카카오 오픈빌더는 AI 기술과 카카오톡 접점이 필요한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개발 플랫폼이다. 이를 적용한 곳에는 인증마크 '카카오 인사이드'를 부여한다.
임 대표는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직접 AI를 개발하기 힘들다. 국내에 AI 기술 개발이 가능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다양한 파트너에게 기술과 연결을 제공해 사람들이 카카오 인증마크가 붙은 곳이라면 동일한 경험을 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도 생활에 밀접한 파트너와 협력 소식을 한 두 달마다 계속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목표는 대표 취임 뒤 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온 결과물이다. 그동안 내실 다지기에 주력,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 해외 진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O2O는 직접 사업이 아닌 플랫폼으로, 해외 진출은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를 통한 공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임 대표는 “취임 뒤 카카오톡과 AI를 통한 연결을 위해 보이지 않는 밑단 작업에 주력했다”면서 “O2O 영역은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접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덕분에 카카오가 집중해야 할 영역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국내 양대 인터넷기업 대표로서 공정경쟁 환경 조성도 주문했다. 다국적 인터넷기업과 역차별, 과도한 정부 규제 등은 성장 걸림돌이 된다며 우려했다. AI를 고도화하려면 빅데이터 활용이 자유로워야 한다.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 적용을 받는 국내 기업은 해외 기업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임 대표는 “10년, 15년 전과 비교하면 인터넷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수십배 큰 기업과 경쟁이 버겁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 카카오, 네이버만 강한 도전을 받아야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방송통신발전기금 이외에도 여러 규제에서 역차별을 받는다. 카카오도 글로벌 기업과 똑같은 운동장에서 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