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결정과 관련 21일 “매월 축소규모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급격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낮고, 국내 금리 동반상승 정도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 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결정이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도 국내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우리 시간 21일 새벽 미 연준은 기준금리(1.0~1.25%)를 동결하고, 10월부터 연준 보유자산 축소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고 차관은 “경제는 심리에 영향을 받는 만큼 주요 이벤트에 빈틈없는 대응으로 과도한 불안심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겠다”며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 가능성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분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차관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사전에 마련한 대응계획에 따라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 추진하겠다”며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글로벌 소통 노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고 차관은 내외 금리차로 인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해 “(자금은) 내외 금리 차이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환율, 경기전망, 자금흐름 패턴 등이 있다”며 “내외 금리 차 하나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준은 내달부터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 차원에서 국채 등을 매입해 대폭 불어난 자산을 줄이게 된다. 연준 보유자산 축소는 사상 처음이다.
연준은 내달 100억 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향후 몇 년에 걸쳐 보유자산을 계속 축소해나간다.
보유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어 사실상 장기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연준은 시장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점진적 자산축소를 할 방침이다.
발표된 자산축소의 시기와 규모도 당초 알려졌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보유자산은 4조5000억 달러 규모다.
또 연준 위원들은 경제 전망치(점도표)에서 올해 안으로 한 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6명의 위원 중 12명은 연내에 최소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선 12월 금리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위원들은 내년 3차례, 2019년 2차례, 2020년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