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신뢰성 검증과 종합 고장분석 사업이 주력인 큐알티가 자동차 분야로 사업영역을 대폭 확대한다. 자동차 전자부품 국제 안전표준인 ISO 26262에 대응하는 실제 테스트,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관련 업계와 동반 성장하겠다는 것이 큐알티의 목표다.
큐알티는 21일 영국표준협회(BSI)코리아, 에스피아이디(SPID)와 ISO 26262 부품 인증 사업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SI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품질·환경·안전·정보 보안·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국제 표준을 제안하고, 새로운 표준에 대한 컨설팅과 인증 사업이 주력이다. SPID는 소프트웨어 분야 표준 인증 컨설팅 업체다.
김영부 큐알티 대표는 “큐알티의 전자부품 신뢰성 검증, 고장분석 역량과 함께 BSI가 보유한 ISO 표준 지식과 노하우, SPID의 소프트웨어 경험을 결합하면 상당히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세 곳 회사는 이번 업무 협약으로 인증 고객사를 공동 발굴하는 등 상호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큐알티는 2014년 5월 SK하이닉스 자회사(SK하이이엔지)에서 계열 분리된 회사다. 법인은 이제 갓 3년이 넘은 신설 회사지만 1983년 현대전자 시절부터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국내 1위 전자부품 신뢰성 검증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총 직원수는 125명이다. 도입 가격이 1000만~20억원 수준인 신뢰성 분석 전문 장비를 150종 이상 보유했다. 큐알티로부터 제품 신뢰성 검증을 받는 고객사는 국내외 1500여개 업체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전자제품, 전장, 자동차 업체가 큐알티와 거래한다.
큐알티의 대표 서비스는 신뢰성 시험이다. 예를 들어 특정 온도 환경에서 칩이 몇 시간이나 제대로 동작하는지, 정전기에 대한 내성은 어느 정도인지, 고압과 고습 시험, 수분에 대한 내성은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한다. 기계 충격, 낙하, 진동, 구부림, 비틀림, 접합 능력 등 물리 기계적 시험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장 분석, 회로 수정, 재료 분석 서비스를 맡기기 위해 큐알티를 찾는 고객사가 많다.
큐알티는 자동차 부품 ISO 26262 분야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접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민간 기업 혹은 글로벌 기관의 ISO 26262 인증은 안전 표준을 준수하기 위한 '개발 프로세스'에 맞춰졌다. '이런 개발 과정을 거쳐야 안전한 제품이 나온다'는 것이 주였다. 그러나 완성차 업계는 이런 껍데기 인증보단 실제 부품이 혹한의 환경에서 얼마나 고장이 나지 않는지에 관한 테스트 결과를 원했다.
김영부 큐알티 대표는 “큐알티는 이미 구축해 둔 다양한 검증 장비로 자동차용 반도체와 전자부품 모듈이 안전 표준에 실제 부합하는지를 직접 테스트하고 분석 결과를 내어줄 계획”이라면서 “국내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업체는 큐알티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2011년 11월 제1판이 제정된 ISO 26262는 내년 제2판 정식 발효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제 2판에는 반도체 설계 가이드라인 파트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부턴 ISO 26262 표준에 부합하는 차량 반도체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국내 팹리스 등 중소 중견 반도체 설계 업체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실제 테스트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큐알티는 이달 2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이와 관련한 세미나도 연다. 허건수 한양대 교수가 자율주행자동차와 기능안전 기술 개발 방향, 김응수 이래오토모티브 차장이 ISO 26262 추진 사례를, 김남호 큐알티 책임이 ISO 26262 제2판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평가 방법과 동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