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 임명이 연내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사실상 단수 후보로 내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지만, 최종 결정이 늦어지면서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 소통채널 부재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은 차 교수를 최우선 후보로 올리고 신원 조회와 재무상태 조사 등의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차 교수 주변에서는 백악관이 검증 작업을 모두 끝내고 차 교수에게 '보안 유지'를 당부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차 교수의 한 지인은 WP에 “대사 임명은 11월이나 12월 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이 시점에서 발표할 만한 게 전혀 없다”면서 “우리는 이 중대한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반응만 보였다.
미국의 외교정책 분석가들은 주한 미 대사를 포함한 국무부 고위직 임명이 늦어지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작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네버 트럼프'(Never Trump) 공개편지에 이름을 올린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기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이유로 공직 후보자 폭이 크게 좁아져 임명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비롯한 측근 보좌진이 백악관 내에서 올라온 추천 명단을 신중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차 교수의 임명도 복잡한 절차(byzantine process)를 거치며 느릿느릿 진행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