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號 공정위, 변화는 'ing'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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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공정위에 대대적 변화가 일고 있다.

대외 인지도와 위상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조직도 크게 확대됐다. 내부에서는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법은 도입 37년 만에 전면 개편이 추진된다.

최근 가장 큰 변화는 조직 확대다. 과거 연간 2000건 안팎이었던 공정위 접수 사건은 2000년 이후 4000건으로 급등했다. 시장에 다양한 기술·서비스가 출현하며 사건 내용도 복잡·다양해졌다. 그러나 공정위 인력은 제자리걸음에 그쳐 충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 정부 때 일감 몰아주기 금지 규제가 시행되고 '경제민주화'가 주목을 받으며 담당 국 신설과 인력 충원을 추진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집단국, 디지털조사분석과를 신설하며 60명을 증원했다. 총 541명이었던 인력은 601명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가맹, 유통 등 '갑을문제' 관련 부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가맹, 유통, 하도급, 기술유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갑질을 근절해 달라는 사회적 요구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일정 부분 조직 확대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직개편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자세한 사항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목받는 또 다른 변화는 '신뢰 제고 프로세스' 추진이다. 김 위원장은 떨어진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내·외부 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최근 개선안을 도출했다.

과장급(4급) 이상에만 적용했던 재취업 심사 대상을 5~7급 직원까지 확대하고, 사건을 늑장·부적절 처리할 때 실무 담당자뿐만 아니라 해당 국·과장에게 직접 불이익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정거래법 집행 체계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선 TF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 중간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현행 법 집행 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공정위가 법 집행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법 집행 수단이 집중되다 보니 공정위가 민원기관이 아님에도 민원이 집중되고 이로 인해 국민의 신속한 피해구제와 법 위반 억지력에 한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민사, 행정, 형사적 수단을 종합 검토해 최적의 집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법 집행체계 개선 TF'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 1차 회의에서 TF는 사인의 금지청구제, 과징금 부과 수준의 적정성, 전속고발제 개편방안 등 11개 논의 과제를 선정했다”면서 “민사, 행정, 형사 세 가지 수단 모두가 하나의 체계로서 정합성을 이뤄야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