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업집단국 출범 목적이 기업 제재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소중한 자산'이며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과도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과거 문제 해결만이 아닌,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재벌개혁도 연장선에서 추진할 방침이며 혁신성장을 뒷받침 하는 것 역시 공정위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과거 조사국은 조사에 집중했지만 기업집단국에게는 새로운 미션이 있다”며 “명칭이 달라진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대기업 불공정거래 사안을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최근 출범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 적발한 조사국이 12년 만에 부활했다고 평가한다.
김 위원장은 “기업이 어떤 상태고, 무엇을 애로로 느끼고 고민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접근하면 기업을 망가뜨릴 수 있다”며 “기업집단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업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불법이 발견되면 제재하고 나아가 확인된 정보를 바탕으로 법·제도 집행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과거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기보다 “미래를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법 위반 적발에만 집중하는 재벌개혁은 지양한다는 의미다. 대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원할 것이며 중심에 기업집단국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시간이 흐른 뒤에 '재벌개혁'을 두고 순환출자, 금산분리만 떠올리는 수준을 벗어났으면 한다”며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기업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도록 공정위가 대안을 내놨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동연 부총리가 강조하는 혁신성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공정위도 뒷받침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대해서는 “서비스업종 중 독과점 시장구조가 장기간 고착된 대표 분야”로 평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있어 우리나라가 가장 강점을 갖는 분야는 5세대(5G) 이동통신이며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에 대해선 “(결국 비은행 부문의) 삼성 문제”라면서 “금융위원회가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으로 부당행위를 걸러낼 수 있다면 굳이 딱딱한 사전규제로 접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된 은산분리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이 조심스럽다”면서도 “은산분리 원칙을 절대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문제지만, 규제를 풀면 금융산업에 빅뱅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조금 더 신중하고 천천히 가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