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인도의 경제협력 확대에 가속이 붙었다. 양국은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협상에 속도를 내 올해 안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협력 과제 발굴을 위한 공동 기구도 설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인도 CEPA 공동위원회'에서 양국 교역을 지속 확대하고 중장기 협력관계를 격상하기 위해 CEPA 개선협상을 조속히 타결하자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위원회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레시 프라부 인도 상공부 장관이 대표로 참석해 합의에 무게를 실었다.
2010년 1월 발효한 한-인도 CEPA는 낮은 자유화율과 엄격한 원산지 기준 등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해 6월 개선협상에 돌입했다. 인도 측 양허 수준은 약 85%로 다른 FTA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엄격한 원산지 기준이 적용되는 품목 비중이 74%에 달해 우리 중소기업 부담이 가중됐다.
양측은 개선협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내 실질적인 성과 도출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올해 말 인도에서 4차 공식협상을 열기로 합의했다. 한-인도 CEPA 개선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GDP는 약 0.05~0.1%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 후생은 약 6억달러에서 최대 12억달러 개선될 전망이다.
양국은 인도 원천기술과 한국의 산업 인프라 및 대량 생산능력을 결합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신산업을 함께 발굴하는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연내에 한국과 인도 미래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한-인도 미래전략비전그룹'을 설치한다. 구체적인 미래 유망산업 분야와 프로젝트를 발굴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인도가 교역대상국 중 한국산 제품에 가장 많은 수입규제 조치를 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인도가 추진하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 성공을 위해 철강과 석유화학제품 등 가격과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중간재 제품 수입규제 조치 완화를 촉구했다. 한국산 제품 수입규제는 지난달 기준으로 인도가 31건으로 미국(30건), 터키(14건), 중국(14건)보다 많다.
인도 측은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조치는 국내 산업계 요청이 있으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조사해야 하는 사항으로 정부 재량권이 크지 않다”면서도 “조사 절차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겠다”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산업계 피해 조사시 일부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인도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있게 살펴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 측은 인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점에 주목해 이 분야 협력도 제안했다. 하지만 발전프로젝트 분야에서 아직 한국기업의 인도 진출 성공사례가 없어 신재생에너지 현황 분석과 사업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