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업무 능률이 떨어지거나, 인간관계에서 충동 행동들이 반복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해보세요.”
성인 ADHD는 직장생활 업무를 할 때 잦은 실수를 하거나 계획적 일 처리를 힘들어한다. 직장이나 가정생활에서 충동 행동으로 인간관계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특징이다. 성인 ADHD를 앓고 있어도 질환을 의심하기보다 성격 문제로만 치부한다.
김동욱 부천 맘편한의원 원장은 “소아 ADHD와 차이점은 실질적 문제에 부딪쳤을 때 증상이 드러난다”며 “인간관계, 업무 비효율로 삶의 질 저하가 동반돼 우울증이 온다”고 설명했다. 성인 ADHD 환자 중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 산만하고 충동적이기 때문에 하는 일마다 좌절감을 겪는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성인ADHD 질환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82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치료율은 1% 미만이다.
치료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원장은 “사회적 낙인과, 인식율 저조 때문”이라며 “병원에 다닌다고 하면 문제 있는 사람처럼 보일까 하는 심리적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성인 ADHD는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김 원장은 “20대 초반 판단력에 관여하는 전두엽 기능이 최대로 자란다”면서 “성인이 되면 이런 증상을 숨길 수 있는 기능이 향상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DHD가 의심된다면 병원에 가기 전 간단한 자가 진단으로 파악 가능하다. WHO에서 배포한 '성인 ADHD 자가 체크리스트'를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체크한다. 자가 체크리스트 총 6문항으로 구성된다. 김 원장은 “6문항 중 4개 이상에 해당되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면서 “보다 구체적인 것은 내원해 정밀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고 말했다.
실질적 기능 손상이 발생해야 질환으로 본다. 김 원장은 “산만하고 잘 잊어버린다고 질환으로 보진 않는다”며 “증상이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실질적 업무 능력과 대인관계 손상이 지속됐을 때 ADHD로 진단을 내린다”고 언급했다.
효과적 치료법은 약물치료다. 성인은 약물치료 비용 부담이 컸다. 지난해 9월 1일 이후로 성인 ADHD 치료에 보험급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은 줄었다. 합리적 가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인지치료나 다른 치료법은 시간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약물치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내원해 약을 받으면 된다. 기존 메칠페니데이트 계열 치료제는 하루에 3번 먹어야 했다. 콘서타 등 약제는 작용시간이 12시간이다. 아침에 먹으면 하루 약효가 지속돼 복용 편의성 면에서 타 약제에 비해 효과가 좋다.
김 원장은 “약 중독을 우려도 많다”며 “정신과 의사와 충분히 상의 후 증상이 호전되면 적절한 시기에 끊을 수 있다. 치료가 무서워 더 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것보다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ADHD는 모든 정신과 질환 중 가장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라며 “사회적 편견으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을 겪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용기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