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 시그넷이브이(대표 황호철)가 세계 충전 표준 시장점유율(누적) 1위인 일본 '차데모(CHAdeMO)'의 새 버전 인증에 통과한 1호 기업이 됐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닛산,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와 충전 인프라 공급 사업을 협의하고 있다.
![시그넷이브이가 전기차 급속충전 표준규격인 '차데모 개정판(Ver1.2)' 인증을 통과했다. 회사 연구원이 전기차 2대를 동시에 급속충전하는 '150kw급 고출력 파워 쉐어링 급속충전기'를 시연하고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9/998182_20170925162102_697_0001.jpg)
시그넷이브이는 회사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최근 일본 차데모협회가 지정하는 전기차 급속충전 표준 규격 '차데모 개정판(Ver1.2)' 인증을 최종 통과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6월 차데모 1.2버전 개정 후 일본 현지와 해외 기업을 통틀어 새 버전을 통과한 것은 시그넷이브이가 처음이다.
시그넷이브이는 차데모+CCS 듀얼 3단 케이스(제품명:FC50K-CC-S)를 포함해 총 4종의 급속충전기로 인증을 받았다.
차데모는 일본 닛산, 토요타, 혼다, 도쿄전력 등 주축으로 설립한 국제 표준 단체이면서 규격이다. 2010년 세계 최초로 충전(급속) 규격을 출시한 이후 일본 내 7133기의 급속충전기를 포함해 전 세계에 1만6572기가 보급됐다.
최근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 주도의 체인협회 '콤보1·2'의 표준 규격이 가파르게 위상을 높여 가는 가운데 차데모는 고속과 동시 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기술을 표준화하며 대응을 강화했다.
시그넷이브이는 새 인증을 조기에 통과하면서 일본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회사는 마루베니상사를 통해 2015년부터 닛산의 미국과 유럽 시장에 자사 충전기를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닛산, 혼다 등 현지 완성차 업체와 일본 내 충전 인프라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황호철 시그넷이브이 대표는 “초고속 충전이나 동시 충전 기능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및 충전서비스 업체가 차데모 1.2버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마루베니상사와 닛산, 혼다 등 현지 자동차 업체들과의 충전기 공급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차데모 개정판(1.2)은 이전 버전에 비해 충전 전류를 125A(50KW)에서 400A(200KW)까지 확대하면서 전기차 충전 시간을 종전의 3분의 1 이하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기존의 급속충전(80% 충전)에 약 30분 걸리지만 새 버전은 10분이면 충분하다.
충전 설비 하나로 다수의 충전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테슬라 '슈퍼차저'와 같이 수용 용량에 한해 한 개 설비에서 다수의 충전기를 동시 사용할 수 있다. 차량·가정간통신(V2H) 및 차량·기기간통신(V2D) 기능을 보강,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를 국가전력망과 연계해 안정된 전력 수요 관리에도 유리하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