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게임업계가 내년 3월로 다가온 웹보드게임 규제 일몰을 앞두고 재검토에 들어간다. 현재 규제 수준이 2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산업계는 하반기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 게임 규제를 다시 살펴본다. 2014년부터 시행한 웹보드 규제는 일몰을 전제로 2년 기간으로 운영한다. 2016년 한차례 한도상향을 거쳐 내년 3월 일몰을 앞뒀다.
월 결제한도 50만원, 한판 한도 5만원, 2500원 이하 소액방 상대방 선택 등 현행 규제가 그대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한 차례 규제를 완화한데다 공론화 과정에서 웹보드게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규제 재검토 과정에서 민관합동 게임규제개선협의체를 여론 수렴, 숙의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협의체는 9월 현재 성인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자율규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 중이다. 10월 중 논의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 일몰을 앞둔 웹보드게임 규제가 논의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웹보드게임 규제 개선은 협의체 결성 당시 업계가 제안한 8가지 안건(성인온라인게임결제한도, 셧다운제, 등급분류제도) 중 하나다.
협의체에는 시민단체 등 웹보드게임에 부정적인 곳이 참여한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녹색소비자연대는 웹보드게임 규제 개선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자체를 반대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웹보드게임 규제가 협의체 의제이긴 하지만 일부 업체 이해관계에 불과한 안건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도박과 게임은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웹보드게임 업계는 당장 규제완화를 주장하기 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한다. 웹보드 게임사 관계자는 “왜 다른 나라에서는 허용하는 비즈니스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안 되는지, 또 관련 매출 상실이 투자 등 생태계 전반에 연결고리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드는데 집중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스톱, 포커가 핵심인 웹보드게임은 2014년 규제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웹·모바일보드게임 시장에서 2012년 대비 연간 5000억원 이상 매출이 줄었다. 기존 25% 매출만 남았다. 규제완화 이후에도 기존 50%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박 요소를 품은 웹보드·아케이드게임은 경마나 토토처럼 제도권 내 사행산업으로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게임 장르 다변화나 해외 소셜카지노 시장을 염두에 두면 웹보드게임도 생태계에 불필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전통적 개념의 게임산업과 분리해 적절한 관리감독을 받는 사행산업으로 나누는 것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