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와 글로벌 사물인터넷(IoT) 기업 '엔오션', 전자부품연구원이 협력해서 전력을 스스로 모아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구동하는 '자가발전식' IoT 생태계 확산에 나선다.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바꿔 쓰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활용, 초저전력 IoT 솔루션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관련 세계 표준화기구와의 협력 체계도 구축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EA는 다음 달 열리는 한국전자전에서 독일 에너지하베스팅 전문 기업 엔오션을 초청, 국내 IoT 생태계 확산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엔오션은 무선 신호를 수집해서 스위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듈을 개발했다. 조명이나 전파, 압력, 소음 등 한 번 사용하고 흩어지는 에너지를 수집, 전력으로 바꿔 쓰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강점이 있다.
KEA 관계자는 “태양광이나 진동, 주파수를 통해 오는 다양한 에너지를 활용하면 초전력으로 구동하는 IoT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면서 “엔오션과 협력해 국내 IoT 기업이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오션은 글로벌 표준화 기구 '엔오션 얼라이언스'도 주도하고 있다. 하니웰, IBM, 로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400여사가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엔오션 기술을 표준으로 수립하고 시장 확산에 기여하는 단체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참여하고 있지만 시장 인지도는 부족한 편이다. KEA는 “엔오션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이 늘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엔오션 얼라이언스 한국 포럼 설립 등 역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오션과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 초저전력으로 IoT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엔오션은 유럽 중심으로 스마트빌딩과 스마트홈에 관련 모듈을 적용, 전력 공급 추가 없이 IoT 시스템을 구동하는 사업을 펼쳐 왔다. 최근 영국 버스에 초저전력 IoT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범 사업도 진행했다. 버스에 탑재된 여러 센서는 초저전력 무선 스위치로 전환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엔오션 모듈을 통해 자가 발전식으로 센서를 가동할 수 있다.
국내에서 독자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과 KEA는 '멀티소스 에너지 응집 및 초저전력 구동 셀프 파워드 IoT 디바이스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IoT 기기는 전원 소모 시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으면 IoT 시스템이 운영되지 않지만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활용하면 스스로 전원을 생성하고, 낮은 전력에서도 동작 가능한 IoT 기기를 만들 수 있다. 빌딩, 제조, 환경, 에너지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선 설치나 배터리 교환·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KEA 관계자는 “전자부품연구원과 에너지 하베스팅 독자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엔오션 얼라이언스와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한다”면서 “국내에서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산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