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산업 활성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된 지원 인프라 구축과 대형 국제 행사 개최로 'VR·AR 도시 부산' 이미지를 심어 온 결과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서태건)은 '2017 ITU 텔레콤 월드'와 연계해 26~27일 이틀 동안 부산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부산 VR·AR 서밋 위드 SVVR'를 개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VR협회(SVVR)와 함께 마련한 서밋에는 칼 크란츠 SVVR 회장, 웨이닝 강 HTC바이브 개발총괄 등 VR·AR 분야 저명 인사 10명이 연사로 나와 게임은 물론 교육·제조·의료·관광 등으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VR·AR 산업의 트렌드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VR·AR 기업 대표, 개발자, 교수 등 300여명이 참석해 강연을 듣고 VR·AR 시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 VR페스티벌'을 개최, 국내외 60개 기업이 개발한 가상 훈련 시뮬레이터, VR 카탈로그, VR 접목 스마트 공장 등 200여종의 새로운 VR·AR 기기와 콘텐츠를 전시 및 소개했다.
VR·AR 지원 인프라도 속속 구축되고 있다. 올해 3월 '부산VR·AR융복합센터'가 설립된 데 이어 내년에는 총 2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부산 MR거점센터' 구축 사업이 닻을 올린다.
부산 MR거점센터는 부산 전략 산업인 조선해양, 자동차·기계부품, 관광 등에 접목한 VR·AR 제품 개발에서부터 성능 평가, 검증, 상용화,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지원한다.
VR·AR 콘텐츠와 로봇을 연계한 '라이프 케어용 VR·AR 로봇 개발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협력 확대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11월 HTC바이브, 지난 6월 SVVR에 이어 지난달 대만VR·AR산업협회와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글로벌 VR 기업 HTC바이브는 현재 '부산 VR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 국내 유망 VR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HTC바이브의 국제 VR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중국 베이징과 선전, 대만 타이페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다섯 번째다.
국내 앱노리, 브래니 두 업체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HTC바이브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고 해외 시장 진출 성과까지 거뒀다.
SVVR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에 SVVR 한국지부를 설립한다. VR·AR 기술 및 제품 개발 정보 공유가 목적이다. 또 대만VR·AR산업협회는 부산을 포함해 국내 VR〃AR 기업과의 교류를 넓혀 양국 VR·AR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부산은 전국 처음으로 VR·AR 기술 융합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HTC바이브·SVVR 등 글로벌 기업 및 협회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면서 “그 결과가 국내 VR·AR 기업의 해외 투자 유치와 시장 진출이라는 실질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