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손길을 담은 구두지만 누구나 쉽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디자인 특색까지 담았습니다.”
디자이너의 여성 수제화 브랜드 '쌀롱드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대 중반부터 40~50대에 이르는 다양한 고객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기가 국경을 넘으면서 매출 절반은 해외에서 나온다. 안성주 쌀롱드쥬 대표의 세밀한 전략과 디자인 경쟁력 덕이다.
안 대표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하지만 구두 디자인 작업과 '슈즈 드로잉'에 매력을 느껴 인생 방향을 바꿨다. '신고 싶은 구두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열었다.
그는 고전적 분위기에 현대적 감성과 최신 트렌드 요소를 더해 독창성을 강조했다. '데일리룩'에 어울리면서도 제품에 따라 색다른 연출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호평을 받았다. 천연가죽으로 구두 내·외피를 만든다.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메인 디자인, 부자재, 굽 등은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수제(手製) 특성 상 주문부터 배송까지 최장 2주 소요된다. 제품마다 주문사항을 꼼꼼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정성을 쏟는 장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80% 이상 늘었다.
안 대표는 “지난 2014년 창업 후 1년 만에 쇼룸을 열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하이힐과 '미들힐을 함께 다루면서 각각의 매력을 살린 전략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은 이런 성장세에 속도를 붙였다. 바이어들은 서구 시장 수제 구두와 비교해도 디자인, 품질,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내놨다. 국내에서 매출 성장세를 이끈 주요 제품이 해외에서도 그대로 통했다.
'투스트랩 슬링백 슈즈'는 국내에서 최근 몇 달만에 2000켤레 이상 팔렸다. 뾰족한 스퀘어 모양 앞 부분으로 여성미를 강조한 제품이다. 쌀롱드쥬를 찾는 미국·중국 고객들에게도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하반기 카페24 솔루션으로 구축한 영문과 중문 버전 쇼핑몰이 주요 판매 채널이다.
안 대표는 글로벌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파리 패션쇼에도 참가한다. 장기적으로 국가별 고객 접점을 넓히면서 대형 브랜드 대열에 들어서는 게 목표다.
그는 “외국인 고객들은 독특하면서도 평소 쉽게 손이 가는 구두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모든 고객들이 특별한 감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