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운송업계 처음으로 영업차량을 전기버스로 전면 교체하고, 추가로 대량의 전기버스를 더 도입해 사업체를 확장한 사례가 나왔다. 회사는 국가 전기차 보급 사업 참여로 얻은 사업 확신으로 대규모의 자발적인 투자까지 단행했다. 전국 버스운송업계로 전기버스 도입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제주 서귀포 버스운송사업자인 동서교통(대표 김법민)은 28일 서귀포 남원읍에 전기버스 전용 급속충전소와 통합정보센터(TOC)·정비센터·차고지 등 업무시설을 갖춘 4200㎡(약 1300평)규모의 '동서이브이 센터' 오픈식을 개최했다.
회사는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전기버스 배터리 자동교환형 실증사업'을 통해 지난해 기존 내연기관 버스를 23대 저상 전기버스로 교체·투입했다. 이후 불과 1년만인 이달 초 36대 저상 전기버스를 추가했다. 국내 관련 사업자 통틀어 가장 많은 59대 전기버스를 확보했다. 여기에다 대규모의 전용 충전스테이션과 정비센터까지 갖췄다. 100㎾급 급속충전기 6기와 200㎾급 3기를 구축했다. 이는 승용 전기차 24대를 동시에 급속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자체 구축한 TOC를 통해 운행 중인 전기버스 배터리 충전상태나 차량 정보를 원격에서 통합 관리한다. 배터리 등 교체 시기를 사전에 파악하고, 고장 발생 시 긴급 조치가 가능한 체계도 갖췄다.
동서교통은 이번 전기버스 추가 도입으로 대중교통 버스노선 등 사업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린다. 23대 전기버스로 기존 4개 노선(100·110·120·130번)을 제주국제컨벤션센터-남원 등 서귀포 인근 11개 노선으로 확대했다. 지금까지는 1회 충전 후 50~60㎞ 주행거리를 감당했지만, 신형 전기버스 도입으로 80~90㎞ 구간까지 대규모 수송인원 및 냉난방기구 사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법민 동서교통 대표는 “100억원 가량 신규 투자해 전기버스와 관련 충전인프라·정비센터를 완성했고, 버스 노선도 기존 4개에서 추가로 11개를 확대한다”며 “전기버스 기반 사업을 늘려 동서교통을 친환경 운수업체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서 이브이' 센터를 통해 얻은 운행 노하우와 에너지 관리 등 경험치를 빅데이터화해 관련 업계나 지자체 등과 공유해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전기버스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서교통이 도입한 전기버스는 국내 중소기업 티지엠(옛 한국화이바)이 자체 개발한 차량으로 전량 LG화학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전 23대 전기버스는 102㎾h급 배터리를 장착해 80~90㎞를 주행했지만, 이번에 도입한 36대 전기버스는 163㎾h급 대용량 배터리를 달아 최대 150㎞까지 주행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