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스펙 펜은 수술하면서 암 세포를 10초 안에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기기다. 펜을 닮았다. 집도의가 의심스러운 조직에 갖다 대면 암 세포 여부를 판정, 모니터에 띄운다.
해당 펜은 조직에 아주 작은 물방울을 방출한다. 이 물방울은 세포에 약 3초 동안 머무르면서 세포로부터 대사 산물인 소분자를 흡수한다. 세포 대사 산물은 대부분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쉽게 흡수된다. 대사 산물을 빨아들인 물방울을 다시 잡아들여서 가느다란 튜브를 통해 질량분석기로 보낸다. 질량분석기는 암 세포 여부를 판단, 컴퓨터 스크린에 결과를 표시한다.
살아있는 세포는 암 세포든 정상 세포든 생명 유지에 필요한 대사 부산물인 소분자를 만든다는 데 착안했다. 암 세포는 무한 증식하기 때문에 대사도 비정상이어서 대사산물이 정상 세포와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수술 중 암 세포 여부 판별을 위해 최소한 30분 이상 걸렸다. 환자는 수술대 위에서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감염과 마취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분석 결과의 10~20%는 해석이 쉽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졌다.
이 펜은 정확도가 96%다. 인간 유방, 폐, 갑상샘, 난소의 정상 조직과 암 조직 253개 샘플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다.
기술이 개선되면 위암, 담도암, 췌장암, 대장암 등 암 조직과 정상 조직 구분이 어렵기로 이름난 암세포도 명확하게 가려 낼 수 있다.
메스스펙 펜은 내년부터 임상 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