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센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저조,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급팽창할수록 외산 센서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정부와 센서 업계 추산에 따르면 세계 센서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은 2013년 기준 1.7%에 그쳤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추산한 2011년 한국 시장점유율 1.6%보다 0.1%포인트 성장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2013년 이후 국내 산업 경쟁력을 집계한 변변한 통계 수치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에 중국은 3% 안팎으로,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센서 시장은 미국(31.8%) 일본(18.6%) 독일(12.2%) 등 3개국이 세계 시장 60% 이상을 과점하며 산업을 주도하고 있어 후발 주자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8대 핵심 센서인 △압력 △관성 △화학 △적외선 △자기 △광학 △영상 △레이더센서 분야 가운데 이미지센서 정도만 자급률이 50% 수준이다. 가스와 수질을 측정하는 화학센서(5~10%), 광섬유를 이용해 건물 안전을 진단하는 광학센서(5~10%)를 제외한 나머지 센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센서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센서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처지다.
국내 센서 업체 85%는 매출액 300억원 미만으로 영세한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원천 기술력이 있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센서 칩을 수입해서 단순 모듈화하는 수준이다. 공격적 투자나 연구개발(R&D)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HO얼라이언스가 센서 기술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유럽·일본·미국이 각각 98, 97, 95의 경쟁력이 있는 가운데 한국 기술 수준은 64.7로 집계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세계 센서 시장은 2012년 796억달러에서 2020년 141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 해 1조개 이상 센서가 생산되는 '트릴리온(Trillion) 센서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트릴리온 센서 시대에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우거나 독창성 있는 솔루션으로 정면 돌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새로운 센서를 개발하기보다 기존 센서를 조합,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로 결판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효덕 한국센서학회장은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센서 칩 자체 원천 기술을 보유하기는 어렵다”면서 “굳이 어려운 부분에 매달리기보다는 기존 센서 칩을 활용,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혁신 아이디어로 센서를 응용한 솔루션과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