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새로운 광의약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은 한세광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차형준 화학공학과 교수 및 윤석현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와 공동으로 근적외선으로 상처를 치유하거나 수술로 절개한 피부를 접합시킬 수 있는 광의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근적외선을 흡수해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신개념 광 나노소재인 '상향변환 나노입자(UCNP)'에 주목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피부 투과율이 높고 인체에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빛이다.
연구팀은 녹색 파장의 빛을 흡수, 콜라겐이 잘 붙도록 유도하는 성질을 가진 염료제, '로즈벵갈'을 피부에 잘 투과되는 생체고분자 히알루론산에 붙인 다음 상향변환 나노입자와 섞어 복합체를 만들었다.
피부에 이 복합체를 바르고 근적외선을 쬐면,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녹색 파장의 빛을 방출하고 이 빛을 받은 로즈벵갈이 피부의 콜라겐이 서로 잘 붙도록 유도한다. 동물실험으로 피부접합이 빠르게 진행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외과수술 후 실이나 스테이플링으로 꿰매거나, 피부접착체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피부가 붙는다. 흉터를 줄이고 감염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한세광 교수는 “상향변환 나노입자의 탁월한 체내 광전달 특성을 다양한 광의약 기술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광의료 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