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생 커뮤니티에 등장한 금융보안원의 단기 아르바이트(알바) 구인 모집 공고에 '열정페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현지 유학생은 물론 현지 기업까지 해당 구인 공고를 비판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보안원은 '해외 전자금융 거래 이용 환경 현지 조사원 모집 공고'를 일본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
10월 2일~11월 2일 한 달 동안 해외 현지 전자금융 거래 이용 환경을 조사하는 단기 알바다. 유학생을 채용, 현지 금융거래 이용 환경 조사를 진행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조사원의 수행 업무가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 용역 뺨치는 전문성을 요구하지만 그 대가는 80만원에 불과하다. '열정페이'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금융보안원이 요구한 조사원 자격은 현지 금융회사 계좌를 보유하고 전자금융 거래 수행이 가능해야 한다. 현지 언어에 능통하고, 현지 금융사 조사 수행 및 보고서 제출이 가능한 자로 규정했다. 단기 알바 지원서에는 약 17개에 이르는 개인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수행 업무는 PC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수행한 후 금융회사별로 이용 환경과 각종 절차를 조사해야 한다. 3개 이상 금융회사별 인증 기술 적용 현황 및 인증 절차를 비대면 거래 등 거래 방법 변화 조사, 거래 시 불편 사항 등을 모두 조사해서 보고서로 제출해야 한다.
일본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금융보안원이 요구하는 보고서는 IT 컨설팅 기업 전문 인력을 투입해 작성해도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이라면서 “최소한 1000만원 이상 줘야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유학생은 대부분 현지 금융 조사를 할 정도로 전문성도 없는 데다 까다로운 금융 규제로 인해 카드 발급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현지 정책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일본에서 핀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 기업 대표는 “금융보안원의 단기 알바 공고를 보고 현지 시스템통일(SI) 기업 관계자들이 금융정보원이란 곳이 어떤 곳인데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느냐고 물어 왔다”면서 “일부 유학생들도 800만원을 잘못 기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현지 조사에서 얻은 정보는 내부 연구 자료로 활용하는 용도”라고 해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표]금융보안원 '해외 전자금융거래 이용환경 현지조사원 모집공고 내용
〃 수행기간: 2017.10.2.~11.2.
〃 모집인원: 국가별 1명
〃 모집지역: 일본, 홍콩
〃 신청자격
-현지 금융회사 계좌 보유 및 전자금융거래(PC뱅킹, 모바일뱅킹 등) 수행이 가능한 자
-현지 유학생 등 해당 지역 거주자이며, 해당 국가 언어에 능통한 자
-평소 전자금융거래, 핀테크 등의 전자금융 기술변화에 관심이 많고 자주 사용하는 자
-해당 기간 내 3개 이상(필요시 공동 수행 가능)의 금융회사에 대한 조사 수행 및 보고서 제출이 가능한 자
-가입된 금융회사 수와 유형이 많은 자 우대
-관련 분야 전공 또는 경력자 우대
-추후 유사한 조사 수행 가능자 우대
〃 수행업무: 실제 전자금융거래(PC뱅킹, 모바일뱅킹 등) 수행 후 금융회사 별 이용 환경 및 각종 절차 조사(화면 캡쳐, 비교표 정리 등)
-금융회사(3개 이상) 별 인증기술 적용현황 및 인증 절차 조사(로그인 시, 이체 시 등)
-비대면거래 등 최신 거래 방법 변화 조사
-인터넷전문은행 가입 절차 및 거래 절차 조사
-거래 시 불편사항 및 특이사항 등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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