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100km 떨어진 해변의 모래에 방사성 세슘(Cs)이 축적돼 여전히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즈 홀 해양학연구원과 일본 가나자와대 소속 과학자들은 이런 연구 내용을 미국 과학학술원회보(PNAS)에 2일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100km 이내에 있는 해변 8곳의 모래에 1∼2m 깊이로 관을 삽입한 후 지하수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방사성 세슘-137(Cs-137)이 매우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세슘 오염도가 사고 지점인 후쿠시마 원전의 바로 앞 항구보다 10배나 높은 곳도 있었다.
우즈 홀 해양학연구원의 버지니 새니얼 박사는 “바닷물 속 세슘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 후쿠시마 원전 바로 앞이 아니라 수십 마일 떨어진 해변 모래 밑에 있는 지하수라는 사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말했다.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됐을 때 세슘이 파도와 조류를 타고 멀리 떨어진 해변까지 밀려 가 모래 표면에 흡착돼 축적되고, 이후 서서히 방출되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해변에서 채취한 모래 샘플에서 세슘 흡착 현상과 세슘이 흡착된 모래가 소금기가 있는 물과 닿아 세슘이 '씻겨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경로로 방사성 핵종이 축적됐다가 해양으로 방출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원전이 있는 해안 지역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에는 440개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으며 이 중 약 절반은 해안선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