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대기업이자 콘텐츠 기업인 다롄완다 그룹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몸집을 줄이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도한 투자로 부채가 늘어난 때문이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완다그룹 자회사 중 하나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가오 췬야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는 블록버스터 영화 '퍼시픽 림' 등을 준비해온 할리우드 제작사다. 완다그룹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사들인 자회사 중 하나다.
가오 CEO는 2015년 완다그룹에 합류해 연예 사업을 총괄했으며, 유럽 최대 극장 체인 오디언앤드UCI, 북유럽 극장 체인 노르딕시네마 등 인수를 줄줄이 성사시켰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완다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을 상대로 해외 M&A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완다그룹은 지난 7월 호텔, 테마파크 사업 등을 매각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숀 레인은 “가오 CEO의 퇴진으로 볼 때 완다그룹이 해외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면서 “완다그룹은 너무나 많은 빚을 냈고 지나치게 세를 넓혔으며, 많은 분야에서 앞뒤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완다그룹은 지난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최대주주인 다롄완다상업부동산(DWCP)의 신용등급이 'BB' 강등된 여파로 대출 기관들과 채무상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BB는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DWCP가 2018년 5월∼2019년 12월 상환해야 할 대출은 모두 13억8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