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도 훈풍이 불고 있다. 생태계 전반 분위기가 큰 폭으로 개선됐고 정부 역할과 기여도에 대한 평가도 개선됐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옥죄는 규제에 대한 불만은 여전했다.
1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7'에 따르면 조사 개시 이후 3년간 55점을 기록했던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 인식'에 대한 평가가 64점으로 개선됐다. 내년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도 48.3%로 지난해(23.3%)보다 높아졌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측은 “성공한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인식 개선과 창업기업인의 역량 강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번째다. 지난달 4일부터 11일까지 창업자 116명, 대기업 재직자 500명, 대학교 졸업예정자 200명, IT 및 지식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 등 총 1016명이 참여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가장 적극적인 정부 기관은 창업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산업진흥원(SBA)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 SK 순으로 조사됐다.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는 창업자가 꼽은 함께 근무하고 싶은 창업자로 조사됐다. 배달의민족은 국내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타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프라이머와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창업자가 가장 선호하는 초기 투자기업과 벤처캐피털(VC)에 이름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지난해에 이어 창업자가 가장 선호하는 VC로 나타났다.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미미박스 등을 초기 발굴한 것이 인지도 상승에 작용했다.
대기업 재직자의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기업 재직자의 절반 이상(50.4%)이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성취감'과 '가치있는 일을 한다는 사명감'이 창업을 고려하는 주된 이유다. 다만 급여 등 복리후생 감소에 대한 걱정은 여전했다.
스타트업 재직자의 업무 만족도는 지난해 비해 소폭 개선됐다. 절반 이상 재직자가 스타트업 생활에 만족을 표시했다. 지난해에는 응답자의 41.5%만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반적인 분위기 개선에도 정부 규제로 인한 어려움은 여전했다. 온라인상거래법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새로 조성한 1조3000억원 규모 벤처펀드는 가장 기대되는 정책으로 꼽았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정권 교체와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면서 “혁신성장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 걸림돌을 치워준다면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표> 가장 투자받고 싶은 기관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