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직은 변해야 합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역시 시대에 맞춰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연연의 자발적 변화가 관건입니다.”
원광연 신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23일 정식 취임을 앞두고 출연연의 변화를 강조했다.
NST는 과학기술 분야 25개 출연연을 지원, 육성, 관리하는 조직이다. 과거 기초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로 떨어져 있었지만 융합연구 활성화, 기관 경계 완화를 목적으로 2014년 통합됐다.
원 이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로 지난 20일 NST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원 이사장이 취임하면 NST는 제2기를 맞는다. 1기가 통합연구회 조직을 정비하고 융합연구 기틀을 만들었다면 2기는 '출연연 개혁'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출연연은 지난해부터 '출연연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자발적 개혁을 추진했다. 3대 전략과 6대 의제를 수립하고 '자기주도 혁신방안'을 확정했다. 2~3개월 단위로 성과를 점검했다. NST 개혁 의지가 뒷받침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 이사장은 '거버넌스 개혁'도 시사했다. 그는 “NST 정관에 따르면 거버넌스 이슈도 다루게 돼 있다”면서 “과학계 모두가 동의하는 이슈를 따르는 것, 출연연 각 연구자가 능력만큼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2기 NST가 출연연 간 기능, 조직 개편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과학계 일각은 출연연 체계가 수십 년 간 유지되면서 시대 변화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한다. 기관 별 임무를 다시 정립하고 조직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 업무 일원화는 대통령 선거 공약에도 포함됐다.
당면 과제는 기관장 공백 해소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다. 새 정부 출범, NST 이사장 사퇴 등으로 출연연 7곳이 원장 공석이다. 원 이사장 취임 후 실타래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전환 방식과 폭을 놓고 출연연과 정부, 노동조합 간 갈등이 크다.
원 이사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정규직화가 가장 바른 방법”이라면서 “하루아침에는 아니지만 정규직화가 맞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이슈로 인지하고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원 이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로, 가상현실연구센터 소장, KAIST 문화기술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식 선거 캠프를 꾸리기 전 정책 연구 모임에서 활동했고, 대선 과정에서도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원광연 신임 NST 이사장 프로필
〈출생〉
1952년 2월, 서울 종로구
〈학력〉
1970년 경기고 졸
1974년 서울대 응용물리학 학사
1982년 美 위스콘신대 전산과학 석사
1984년 美 메릴랜드대 전산학 박사
〈경력〉
1974년 5월~1979년 8월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1986년 9월~1990년 8월 美 펜실베니아대 조교수
1991년 7월~2017년 2월 KAIST 부교수, 정교수
2000년 7월~2003년 12월 한국연구재단 지정 가상현실연구센터 소장
2003년 9월~2004년 7월 KAIST 전산학과 학과장
2005년 2월~2007년 1월 한국HCI학회 초대회장
2006년 9월~2010년 8월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원장
2017년 3월~현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명예교수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