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새한미디어(현 코스모신소재), 이차전지 열풍 타고 코스모그룹 주력 계열사 부상

코스모신소재가 올해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경신한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차전지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배터리 시장 공략 준비도 완료했다.

25일 코스모신소재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24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인 190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내년 1월부터 국내 증설 라인 가동을 시작하고 7월부터 중국 공장 가동도 시작하면 신기록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5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코스모신소재의 전신은 새한미디어다. 1967년 삼성그룹 고(故) 이병철 회장 차남이자 이건희 회장 형인 고 이창희 회장이 설립했다. 한때 카세트·비디오테이프 분야 세계 1위 기업이었지만 산업 지형 변화로 사양산업 길을 걸으면서 200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10년 만에 GS그룹 방계인 코스모그룹의 계열사 코스모화학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이후에도 적자가 이어지며 재매각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그룹 주력 계열사로 당당히 부상했다.

코스모신소재의 주력 사업인 양극활물질은 이차전지 4대 소재 중에서도 원가 비중이 40%에 이르고 배터리 성능에도 영향을 주는 핵심 소재다. 그 중에서도 코스모신소재가 만드는 리튬574코발트산화물(LCO) 계열은 크기에 비해 상대적 에너지 용량이 커서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자전거 등에 널리 쓰인다. 국내 대기업과 중국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고루 납품된다.

코스모신소재 공장 전경 (사진=코스모신소재)
코스모신소재 공장 전경 (사진=코스모신소재)

코스모신소재가 LCO 양극활물질을 신사업으로 시작한 건 코스모그룹 편입 이전인 2007년부터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2014년 홍동환 대표 취임 이후 카세트·비디오테이프 사업을 중단하고 이차전지 양극활물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용 이형필름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을 이뤄지면서 본격화됐다. 필름에 특수물질을 도포해 처리하는 카세트·비디오테이프 사업 노하우가 원천 경쟁력이다.

인수 당시 양극활물질 생산라인 4개를 합쳐 월 300톤 생산능력(CAPA) 중 200톤도 제대로 팔지 못했지만 현재는 공장을 풀가동하며 증설하고 있다. 기존 생산라인 생산능력을 두 배로 끌어올리는 설비 개조를 진행해 현재 연산 5500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신규 증설해 2020년에는 현재 7배 수준인 4만2000톤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LCO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활물질 신규 생산도 시작한다. 현재 고객사 인증을 하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은 중국을 잡기 위해 지난해에는 중국 기업과 합작사 '산동뉴파우더코스모에이엠앤티'를 설립했다. 코스모신소재가 기술을 제공하고 중국 기업이 자본을 대는 형태다. 삼원계 양극활물질인 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전용 4개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6개 생산라인을 추가한다.

홍동환 대표는 “코스모신소재는 이차전지 소재 업계 최고 수준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앞으로도 품질 향상과 생산단가 절감에 초점을 맞춰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