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독보적 가전 경쟁력…해외 업체와 격차 벌려

LG전자, 독보적 가전 경쟁력…해외 업체와 격차 벌려

LG전자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압도하는 영업이익률로 글로벌 경쟁 기업과 격차를 벌렸다. 월풀과 일렉트로룩스 등 경쟁사 영업이익률이 하락 또는 정체하는 것과 대비된다.

LG전자가 경쟁이 치열한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 생산성 향상으로 안정된 수익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29일 글로벌 생활가전 기업 3분기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LG전자가 월풀과 일렉트로룩스 추격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지난해 처음 1위에 오른 LG전자는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4조9844억원, 영업이익 4249억원을 각각 거두며 영업이익률 8.5%를 기록했다. 역대 3분기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다.

2015년까지 영업이익률 1위를 질주하던 월풀은 3분기 6.1%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P) 하락했다. 2016년 이후 월풀의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월풀은 미국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세탁기 저가 공세를 펼친다면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 청원을 제기한 회사다. 그러나 월풀 주장과 달리 제품 경쟁력이 약화됐고, 실적은 지속 하락하는 양상이다.

실제 미국 전자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 따르면 드럼세탁기 상위 3개 모델 평균가는 LG전자가 1469.99달러인 반면에 월풀은 1109.99달러에 그친다. 삼성전자도 1316.66달러로 월풀보다 높다. 월풀이 프리미엄 전략에서 국내 업체에 밀렸지만 이를 저가 공세로 왜곡하고 정부의 보호무역조치에 의존한다는 비난이 나온 이유다.

일렉트로룩스는 3분기 6.7%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올해 들어 매 분기 영업이익률을 높이며 월풀보다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신제품을 개발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한 효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 영업이익률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지만 TV와 가전 사업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가전과 TV를 합한 3분기 영업이익률이 9.2%인 것과 차이가 크다.

LG전자가 경쟁사와 달리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프리미엄 전략과 생산성 향상 덕분이다. 중저가 제품은 경쟁이 치열해서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프리미엄 제품은 경쟁력만 인정받으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빌트인 주방가전, 청소기, 공기청정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에다 프리미엄 모델까지 갖췄다.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트롬 건조기,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등과 같은 신성장 제품의 판매 증가도 한몫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도 선제 도입, 제품의 가치를 높였다.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것도 적중했다.

프랑스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센터 광장에 있는 'LG 시그니처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주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센터 광장에 있는 'LG 시그니처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주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플랫폼, 모듈러 생산 방식 등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도 수익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러 제품에 쓸 수 있도록 부품을 모듈화해 단가를 낮췄고, 플랫폼화로 개발과 생산 단계에서 비용 효율성이 향상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 글로벌 주요 가전기업 영업이익률 현황

자료:업계 종합

LG전자, 독보적 가전 경쟁력…해외 업체와 격차 벌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