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대장도 해친다…크론병 유발 상세과정 규명

흡연이 난치성 대장 질환인 크론병을 일으키는 상세 과정이 밝혀졌다.

배현수, 김진주 경희대 교수팀은 흡연으로 인해 크론병이 발생하는 구체 기전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대장 질환으로,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최근 흡연이 크론병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라는 임상, 역학 연구가 나왔지만 구체 기전은 불분명했다.

흡연·비흡연 쥐의 대장 상태 및 몸무게 비교
흡연·비흡연 쥐의 대장 상태 및 몸무게 비교

연구팀은 흡연으로 폐에서 발생한 염증 면역세포 'Th1'이 대장으로 이동하고, 이 세포가 분비한 단백질 '인터페론 감마'가 대장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간접 흡연에 노출된 생쥐에서 Th1 세포와 인터페론 감마가 유독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흡연만으로도 대장염이 발생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반면에 유전적으로 Th1 세포와 인터페론 감마가 결핍된 쥐는 흡연에 노출돼도 대장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흡연으로 인한 대장염 발생 과정을 규명하는 실험 개념도
흡연으로 인한 대장염 발생 과정을 규명하는 실험 개념도

한의학의 장상학설을 면역학 연구 기법으로 규명했다는 의의도 있다. 장상학설은 폐와 대장이 생리·병리학적으로 연결된다는 한의학 이론이다.

배현수, 김진주 교수는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흡연과 대장염의 관계를 규명한 것으로, 난치성 대장염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한의학의 생리·병리학 이론을 분자생물학으로 규명한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첨단면역학회지'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