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절반의 성공...유통가 “기간 단축+제조사 참여 넓혀야”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마찰 악재와 최장 10일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전년에 비해 소비 열기가 식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현실(VR) 스토어 등은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으며 내년 행사를 기대하게 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린 10월 한 달 백화점 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9%대 성장률을 기록한 신세계 백화점은 강남점 확장 등 신규 매장 효과가 반영됐다. 일부 업체는 전년보다 감소한 월 매출 성적을 받아들었다.

이마트는 지난 달 18~24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하락했다. 롯데마트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전년 보다 매출이 10% 이상 늘었지만 추석 선물 수요가 대거 반영됐다. 추석 연휴 매출이 전년 보다 30% 이상 늘었지만 이후 하락세를 그렸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절반의 성공...유통가 “기간 단축+제조사 참여 넓혀야”

온라인 쇼핑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장 10일 추석 연휴 동안 국내외 여행, 귀성 등으로 야외 활동이 늘면서 쇼핑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사드 마찰 탓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애초부터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사드 보복 전 중국인 관광객은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 70~80%를 차지했다.

유통가는 세일 기간이 길어지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열기가 시들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이 실제로 구매할만한 고품질 제품은 행사 초반 매진되기 때문에 재방문이나 재구매를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달 이상 세일은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와 참여기업들이 내년 행사부터는 적정 기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제조사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사 도움 없이 중간 판매 업체가 기존보다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행사에는 유통업체 210개, 제조사 93개, 서비스 업체 38개 각각 참여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관을 찾은 시민이 세계 최초 VR쇼핑몰을 시연했다. 자료:전자신문 DB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관을 찾은 시민이 세계 최초 VR쇼핑몰을 시연했다. 자료:전자신문 DB

유통업계는 정부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VR 스토어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가상현실 에서 쇼핑을 체험하고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 새로운 유통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국민을 대상으로 VR스토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숙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행사 전 VR스토어 체험자들을 대상으로 수용성 조사를 실시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자신의 스마트폰에 VR스토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이들은 수천명에 그쳤다. 실제로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VR Mall Korea' 앱 설치 수는 이달 2일 기준 1000~5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명절 연휴와 겹치면서 업종에 따라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나뉘었다”면서 “올해 실적을 기반으로 VR스토어, 참여업체 등 앞으로의 행사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