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을 각각 승진 임명하며 예우했다. 사업을 담당할 사장으로 7명을 승진시키며 세대교체 기조도 이어 갔다. 삼성전자는 후속 임원 인사도 신속하게 단행, 조직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일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4명 등 총 14명 규모의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특징은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장단을 승진시켜 노고를 위로하고, 경영 자문과 후진 양성에 이바지하도록 했다.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현 부회장은 반도체를 글로벌 초일류 사업으로 성장시킨 공을 기려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종합기술원에서 원로경영인으로서 미래를 위한 기술 자문과 후진 양성에 매진토록 배려했다.
TV 사업 세계 1위 등 소비자가전(CE) 사업의 고도 성장에 기여한 공을 감안해 윤부근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CR 담당으로서 외부와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토록 했다. 스마트폰 사업 글로벌 1위 도약에 기여한 신종균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우수 인재 발굴과 양성을 지원토록 했다.
핵심 사업 성장에 기여해 온 부사장 7명은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시현했다.
팀백스터 삼성전자 북미총괄 사장은 2006년 삼성전자 미국 판매법인에 입사한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에서 TV 사업 1등 수성은 물론 생활가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을 인정받았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는 사장 승진자를 4명이나 배출했다.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메모리 공정 설계와 DRAM 소자 개발의 세계 권위자로, 글로벌 초격차 기술 개발에 핵심 역할을 했다.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2010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시스템온칩(SOC)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선도 역할을 했다.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로직 공정 개발의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고, 올해 파운드리사업부를 맡은 뒤 사업 체질 개선을 가속화해 왔다.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은 DS 부문에서 구매팀장, 감사팀장, 기획팀장 등 스태프 부문을 두루 거치는 등 사업 안목과 대내외 네트워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TV 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등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위상을 지키는데 선도 역할을 했다.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2015년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온 재무관리 전문가다.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로 복귀, CFO로서 글로벌 경영 관리를 수행한다.
이날 함께 인사를 발표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임 대표로 이동훈 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삼성SDS는 정유성 현 대표가 사임을 표명하면서 신임 대표로 홍원표 사장을 내정했다. 삼성벤처투자도 현 대표인 이선종 사장이 사임을 표명, 전용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삼성전자는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사라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담당할 조직도 신설했다.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각 회사 간, 사업 간 공통 이슈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끌어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신설한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장으로는 정현호 사장(CEO 보좌역)을 책임자로 위촉했다. 정 사장은 미래전략실 해체 당시 퇴임했다가 이번에 복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경영 쇄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