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까지 파고든 전기차 충전소...CU 전국 편의점에 충전소 깐다

우리나라 편의점 점포수 1위인 'CU(씨유)'가 전국 편의점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구축한다.

차량 접근성이 뛰어난 길거리 편의점을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한 국내 첫 사례다. 충전인프라가 관공서나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시설물에서 골목 생활 서비스 공간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지방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기차 충전 중인 모습.
지방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기차 충전 중인 모습.

5일 업계에 따르면 CU가 충전기 전문 업체와 함께 전국 직영 편의점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한다. CU는 우선 전력 수전용량·주차면 등 현장실사를 마친 제주지역 직영 편의점 5곳에 급속충전기(50㎾h급) 각각 1~2기씩 설치·운영에 들어간다. 이후 자체 시장 검증을 거쳐 내년부터 전국 편의점에 완·급속충전기를 대거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편의점 전기차 충전소는 지난해 6월 구축된 제주지역 GS25(서귀대포점) 한 곳뿐이다. 본격적인 집단 구축은 이번 처음이다. CU는 전국 편의점 약 1만2000개 중 주차장을 보유한 100개 안팎의 직영점 위주로 공용충전소를 확대할 방침이다. CU 충전소 이용요금은 환경부·한국전력과 비슷한 ㎾h당 173.8 수준으로 누구나 이용하도록 개방 운영된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한국전력 개방형 전기차 충전소.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한국전력 개방형 전기차 충전소.

사업에서 주차면 등 충전소 부지와 시설물은 CU가 제공하고, 충전기는 대당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한국에너지공단 보조금을 활용한다. 충전기 구축과 운영은 충전기 제작업체가 맡게 되는 구조다. 이후 내년부터는 환경부 공용 충전기 보급 예산을 활용해 완속충전기(7㎾급)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CU 관계자는 “다양한 생활서비스 차원에서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한 충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공용충전소가 시청 등 관공서, 백화점·대형할인점에서 골목상권까지 파고드는 추세다.

GS리테일도 전국 GS25 편의점을 활용한 충전소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GS리테일은 전기차 충전 편의점 1호점인 서귀대포점을 시작으로 제주는 물론 지역 별 전기차 보급 추이에 맞춰 전국 GS25와 GS수퍼마켓에 충전소를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슈퍼도 지난해 말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충전인프라 구축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초 경기도 롯데슈퍼 용인점에 충전소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롯데슈퍼는 향후 급속충전기를 위주로 전국 3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