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까마귀 유도 가능하다…구사언어 무려 40종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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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최소한 40종류의 '까마귀어'를 구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NHK에 따르면 쓰카하라 나오키 일본 국립종합연구대학원 대학 조교는 지난 15년간 2000개 이상의 까마귀 울음소리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생물학을 전공한 쓰카하라 조교는 수집한 까마귀 울음소리를 범죄수사에 사용되는 '성문 분석기법'을 이용해 시각화했다.

그에 따르면 까마귀가 “까~까~까~”하고 우는 것은 먹이를 발견했을 때 동료들에게 알리는 소리다. 까마귀어로 하면 “여기 먹이가 있다”는 의미다.

“깍깍깍”하고 울 때는 매 등의 천적이 가까이 있거나, 경계가 필요함을 알리는 소리다. 까마귀어로는 “위험하다”에 해당한다.

보금자리로 돌아갈 때는 “콰~콰~”하고 운다. “안전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밖에 “안녕”과 같은 인사도 한다.

까마귀는 도구를 이용하는 영리한 새다. 기억력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까마귀어를 이용해 까마귀를 제어하는 실험까지 진행되고 있다. 까마귀의 농산물 훼손으로 골치를 앓던 지자체들이 쓰카하라 조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쓰카하라 조교는 까마귀 둥지가 있는 야마가타 시청 앞 가로수를 향해 까마귀 천적인 참매 소리와 까마귀 언어로 “위험하다”는 울음소리를 흘려보냈다. 이후 조금 떨어진 건물에서 까마귀어로 “안전하다”는 울음소리를 내보냈다. 그러자 까마귀가 가로수에서 일제히 날아올라 “안전하다”는 울음소리를 흘려보낸 건물 방향으로 이동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드론을 이용해 까마귀를 깊은 산으로 유도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쓰카하라 조교는 “드론 기체를 검게 칠하거나 까마귀 날개를 다는 등 까마귀처럼 만들면 경계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까마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