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로 나는 드론…4시간30분 국내 최장 비행

국내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 동력원을 탑재한 무인기(드론)를 4시간 30분 간 띄우는 데 성공했다. 연료전지 동력 비행 시간으로 국내 최장 기록이다. 연구진은 비행 시간을 10시간까지 늘려 상용화할 계획이다.

재료연구소(소장 김해두) 실용화연구단 표면공정연구실 양철남 박사팀은 연료전지 동력원과 무인기를 자체 개발해 4시간 33분 간 자동항법 비행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수동으로 조종하는 연료전지 무인기를 1시간 24분 간 날렸다. 비행 시간을 갑절 이상 늘렸다.

재료연구소 연구팀이 무인기 시험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재료연구소)
재료연구소 연구팀이 무인기 시험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재료연구소)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전기를 얻는 친환경 동력원이다. 80℃ 이하 저온에서 작동하고, 소음·진동도 적다. 음향 센서나 열 감지장치에 의한 추적이 쉽지 않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체공 시간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연구팀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 무인기와 일반 배터리 무인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료전지 동력원을 개발했다. 군용 무인기에 적용하면 은닉성이 뛰어나다. 민수용 무인기에 적용하면 장기 체공이 필요한 산불·연안 감시에 유용하다.

이번에 개발한 무인기는 4시간 33분 간 310㎞를 비행했다. 이·착륙을 제외한 모든 비행은 자동항법으로 이뤄졌다. 기존 개발품과 달리 이륙 시에 일반 배터리와 연료전지 동력을 모두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료전지 무인기에 탑재된 연료전지 탱크(사진=재료연구소)
연료전지 무인기에 탑재된 연료전지 탱크(사진=재료연구소)

기존에는 이륙 시 일반 배터리를 이용하고, 순항 시 연료전지를 이용했다. 이번 시범비행 때는 연료전지 동력원이 다양한 출력에 대응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륙 시 2000와트(W), 순항 시 500~700W 출력을 보였다.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한 무인기는 각국에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해군이 개발한 군용 무인기 '이온 타이거'는 24시간 연속 비행한다. 민수용 무인기는 9~10시간 비행 가능한 수준이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연구팀은 후속 개발을 통해 6시간, 8시간, 10시간으로 비행 시간을 늘려갈 계획이다. 기존에는 대부분 동력원을 수입해 시험했지만 국산 기술 상용화로 수입 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연료전지 무인기는 아직 성능 개선 여지가 많다”면서 “현재 300바인 수소 압력만 높여도 6시간 비행 성능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무인기용 연료전지 동력원 기술을 연구소기업 '무인기술'에 이전할 계획이다. 3년 이내 상용화가 목표다. 상용화 성공 시 연간 1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양 박사는 “기술을 상용화하면 일반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 추진 무인기보다 임무 수행 시간이 연장돼 군용·민수용에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