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이어 은행권도 블록체인 인증 공동 사업이 본격화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18개 은행이 참여하는 은행 공동 블록체인 인증 사업 본 계약이 지난 3일 체결됐다.
당초 은행연합회가 발주한 사업에 삼성SD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본 계약 추진에 앞서 일부 계약사항에 이견이 있었지만 최근 협의가 완료됐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본 계약이 조금 늦었지만 양사가 원만하게 계약했다”면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등록된 인증서를 은행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세부 사업 추진 과정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 수주 비용은 약 80억원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와 삼성SDS 간 본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작업분류체계(WBS)를 수립하고, 최대 2주간 사업수행 계획 수립에 돌입한다. 소요 시간과 세부 업무 일정 등을 쪼개 내년 상반기 내로 은행 공동 블록체인 인증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는 별도 사업 착수 보고를 삼성SDS와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공동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을 목표대로 구축하면 블록체인 기술과 인증 기술을 접목해 공개키 기반구조(PKI) 정보를 센터 없이 은행 간 공유한다. 인증업무 등을 각 은행에서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구축한 서버 수만큼 인증시스템 성능이 대폭 개선된다.
종전 공인인증서는 인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센터 중심의 대형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중앙시스템 장애나 공격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면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한 은행에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은행 업무에 지장이 없다.
고객 편의성도 대폭 개선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등록된 인증서를 은행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번거로운 중복 등록 및 로그인 과정이 필요 없다. 지문, 핀, 패턴 등으로 손쉽게 본인인증을 할 수 있다.
삼성SDS도 100% 자사 인력을 이번 사업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예상보다 본 계약이 지연되면서 목표로 했던 2월 시범사업 시점은 다소 연기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간상 내년 2월 시범사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른 상용화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 앞서 지난 1일 금융투자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공동인증 기술인 '체인 아이디(CHAIN ID)'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한 증권사에서 인증 절차를 거치면 별도 등록 절차 없이 다른 증권사에서도 바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은행권까지 블록체인 기반 인증사업이 상용화되면 불편했던 공인인증 기반 인증 체계는 대폭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