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브로드컴 M&A 제안 퇴짜 놓을 듯"

퀄컴이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가가 기업가치보다 낮다는 이유로 인수합병(M&A) 제의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4위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은 자사보다 규모가 큰 3위 업체 퀄컴을 주당 70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이르면 이날 퀄컴 측에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인수 예상액은 1000억달러(약 112조원)로, 거래가 성사될 경우 정보기술(IT) 업계 M&A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M&A가 이뤄지면 브로드컴과 퀄컴은 인텔, 삼성전자에 이어 반도체 3위 업체로 입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커넥티드카 등 분야에서도 입지를 넓힐 수 있다.

이런 기대감에 퀄컴 주가는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뉴욕 증시에서 13%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퀄컴은 회사를 싼값에 매입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시도라고 비판하며 브로드컴의 인수제안에 퇴짜를 놓을 것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소식통은 퀄컴 이사회와 경영진이 브로드컴의 제안을 고려는 하겠지만, 주주들에게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도록 권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퀄컴은 브로드컴과의 M&A가 규제 당국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지난해부터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퀄컴은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브로드컴의 인수전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며 인수제안을 거부하도록 주주들을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퀄컴과 브로드컴 대변인은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최근 악재가 겹친 퀄컴이 이번 인수 제안을 물리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퀄컴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의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 NXP를 인수했지만, 유럽연합(EU) 측이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수에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퀄컴은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불공정거래로 수조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최대 고객이던 애플과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현재 퀄컴이 과도한 특허료를 챙기고, 다른 제조사 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서 퀄컴 제품을 배제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