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동맹 위상을 높이는데 머리를 맞대고 있는 동안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내조 외교'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청와대 감나무에서 따서 직접 말린 곶감을 다과로 제공했다. 둘의 만남은 지난 6월 방미와 7월 G20 정상회의에 이어 세번째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7일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위한 공식환영식 직후 청와대 본관 1층 영부인 접견실에서 환담했다. 20여분 간 환담을 나눈 뒤 김정숙 여사는 접견실 옆 무궁화실에 들러, 벽에 걸린 대한민국 역대 영부인의 존영을 멜라니아 여사에게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 부인은 소정원에서 함께 산책하며 대한민국 가을의 정취를 즐겼다. 김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에게 소정원에 위치한 불로문의 유래와 다양한 야생화를 소개했다.
이후 녹지원에서 공식환영식에 참가했던 어린이 환영단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합창단은 서울 용산 남정초등학교 학생 32명과 미8군·주한미군대사관 가족 어린이 20명으로 이뤄졌다. 두 여사는 잔디밭에서 버블슈트를 입고 놀고 있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어린이들에게 양국의 국기 색이 들어간 목도리를 선물로 매어주며 기념촬영했다.
두 정상 부인은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합류하기 전까지 차담 시간을 가졌다. 김 여사는 건축과 디자인을 정공한 멜라니아 여사에게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소개했다. 창을 열면 자연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으로 들어와 주변 경관과 조화를 꾀했던 우리 조상의 건축 미학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차담의 배경이 된 모란도 병풍과 얼마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차담에는 해외 정상 접대를 위해 제작한 '평창의 고요한 아침' 차가 올려졌다. 해발 700미티 평창 발왕산에서 자란 수국과 동서양의 허브를 블렌딘한 홍차다. 서로 다른 차가 섞여 더 좋은 맛과 향을 풍기는 차로 거듭난 것 처럼, 한미 동맹을 굳건하게 지키자는 뜻을 담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친화력으로 멜라니아 여사와 어색함 없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며 “김 여사가 직접 청와대 감나무를 따 말린 곶감을 넣은 호두곶감쌈을 다시 초콜릿으로 코팅한 다과를 대접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