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다국적기업 조세회피로 77조원 稅 손실…불평등 심화 원인

유럽연합(EU)이 다국적 기업의 역외 조세회피처 이용으로 연간 600억 유로(77조2600억원)의 법인세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7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대규모 조세회피처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독일의 법인세 손실은 170억 유로(21조8900억원)로 추산됐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역외 조세회피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EU의 법인세는 20% 정도 더 걷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역외 조세회피처로 이동하는 다국적 기업 자금은 6000억 유로(772조6900억원)로 추산됐다.

EU 내 조세회피처로는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몰타, 키프로스 등이 꼽혔다. 이들 국가로 연간 3500억유로(450조7000억원)가 흘러들어 갔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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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미국 다국적 기업이 최근엔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60%를 조세회피처로 이동시킨다고 분석했다.

또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처 이용이 세계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다국적 기업과 부자들이 세금을 회피해 부를 늘려가는 반면, 복지 등에 지출할 부족한 세금을 노동자가 메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조세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에 조세회피 블랙리스트 대상국가로 92개국을 선정한 뒤 이들 국가를 상대로 세부적인 조세 자료 제공을 요구했다.

EU는 이를 토대로 블랙리스트 국가를 지정할 방침이지만, 블랙리스트 국가 설정 기준에 대한 회원국 내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