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으로 유명한 아폴로 12호 달 탐사선의 우주 비행사 리처드 고든 주니어가 별세했다. 향년 88세.
외신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리처드 고든 주니어는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 마르코스의 자택에서 숨졌다.
로버트 라이티풋 NASA 행정관은 7일 성명에서 “고든은 스스로의 도전을 통해 국가의 역량을 확대한, 미국에서 가장 용감한 비행사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고든은 시애틀 태생으로 해군 대령이자 화학자였다. 1963년 NASA 제3기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1966년 제미니 11호를 타고 두 차례 우주 유영을 수행했고, 1969년 아폴로 12호를 타고 달 궤도를 돌았다. 총 316시간을 우주에 머물렀다.
아폴로 12호 비행 때 고든은 동료와 달리 달 표면을 걷지는 않았다. 사령선에 남아 우주선을 지켰다.
고든은 또 강심장으로 유명했다. 아폴로 12호가 이륙 시 번개를 맞았을 때도 대범하게 대처했다. 우주 유영 휴식 시간 중 잠들기도 했다.
고든은 이후 아폴로 18호 사령관으로 임명됐으나 예산 문제로 우주선 발사가 취소됐다. 아폴로 12호를 끝으로 우주로 가지 못했다.
1972년 NASA에서 은퇴한 뒤에는 미식축구팀 뉴얼리언스 세인츠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아폴로 12호에 동승했던 앨런 빈은 “달에 간다고 할 때 같이 가고 싶은 그런 사람”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