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정보기술(IT)을 결합시킨 웨어러블 결제가 추진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과 인근 지역에서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장갑, 배지, 스티커를 활용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가 이뤄진다. 올림픽에 처음 적용된다.
8일 비자카드와 롯데카드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 가능한 비접촉식 결제 웨어러블 3종을 공개했다.
'Visa 롯데카드 웨어러블'로 명명된 이 제품은 스티커, 배지, 장갑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다. 내부에 비자 선불 칩이 장착돼 있고, 이들 결제 웨어러블을 휴대폰이나 옷·손에 착용한 후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결제 웨어러블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기간에 베뉴(올림픽 관련 모든 시설)와 공식 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 종료 후에도 EMV 규격 NFC 결제가 가능한 국내외 가맹점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언 제이미슨 비자코리아 사장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웨어러블 결제를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웨어러블 결제 도입은 한국에 NFC 결제를 보급하는 첫 단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이미슨 사장은 “앞으로 NFC 결제 단말기와 취급 가맹점을 대폭 늘려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호주는 NFC카드 결제 비율이 95%에 이른다. 영국과 유럽 국가도 50% 이상 결제가 NFC로 이뤄진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올림픽 관람객이 체험한 편리한 결제 경험을 앞으로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롯데카드는 혁신 핀테크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명제선 롯데카드 디지털사업부문장도 “NFC 결제 플랫폼 확산을 위해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우선 평창 웨어러블 결제를 위해 1100여개의 NFC 단말기를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3종은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다. 재충전 기능은 없다. 분실하면 고객 구매 이력을 확인해 온라인으로도 재발급한다. 웨어러블 스티커와 배지는 9일부터 소공점을 비롯한 5개 롯데백화점 내 롯데카드센터와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올림픽 기간은 강릉올림픽파크, 평창올림픽플라자에 위치한 공식 슈퍼스토어 내 자판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웨어러블 스티커는 3만원, 5만원, 10만원, 20만원이 충전된 형태로 구매가 가능하다. 배지와 장갑은 각각 3만원, 5만원권이다.
비자와 롯데카드가 사상 최초로 웨어러블 결제를 올림픽 행사에 접목시킴에 따라 향후 NFC 결제가 한국으로 확대될 것이 기대된다. 이미 애플, 구글 등이 NFC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조만간 한국도 플라스틱카드를 대체하려는 IT 기반의 간편 결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버그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NFC POS 결제 단말기 출하량은 1000만대를 넘어섰다. NFC 기반 POS 단말기의 연평균 성장은 2019년 7490만대로 급증이 전망된다.
한국은 가장 먼저 NFC 보급을 추진했지만 보급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NFC협의체를 결성해 자체 규격을 제정하는 등 보급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확산 계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