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금융의 삼성전자 나온다"

전자신문이 주최한 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가 '4차 금융혁명, 디지털라이제이션의 모든 것'을 주제로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디지털 혁신과 금융의 미래'에 대해 기조강연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주최한 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가 '4차 금융혁명, 디지털라이제이션의 모든 것'을 주제로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디지털 혁신과 금융의 미래'에 대해 기조강연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혁신과 금융의 미래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다가올 미래에 자산운용업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경쟁력을 디지털 친화적 기술·사회 환경과 자산운용 규모 팽창에서 찾았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세계적 IT 인프라를 구축했고,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유연한 투자자 성향을 갖고 있다.

이미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블록체인 인증을 시작했다. 한 증권회사에서 인증 받으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인증시스템인 '체인 아이디(ID)'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황 회장은 “은행권도 작업을 시작했지만 '증권 따로, 은행 따로, 보험 따로'가 아니라 우리가 구축해놓은 체인 아이디를 중심으로 모든 거래를 제공한다면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기금 시장의 급성장도 경쟁력 강한 금융회사의 등장 가능성을 높였다. 연금 보유 자산이 1000조원 상당이며, 펀드 시장 규모도 1000조원에 이른다. 연기금 운용규모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운용역량도 높아지고 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1500조원이라고 보면, 펀드와 기관투자자 시장이 1000조원이라는 것은 매우 큰 시장이란 의미”라며 “노령화가 진행되고, 부동산과 은행 예금 등에서 나오는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나오는 '머니무브'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황 회장은 디지털 혁신 시대에도 금융의 본질은 '돈의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자체 혁신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디지털 혁신을 이끌 창의적 모험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업계는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며 “한국은 창업 이후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넘어가는 기업 생존율이 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창업기업이 엉터리여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필요자금 대부분을 대출에 의존한다. 은행은 담보·보증여력 부족한 신생기업 자금공급에 한계를 갖고 있다. 엔젤투자자는 적고, 창업투자회사 역시 이익이 나는 회사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돌이켜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중소기업이었다”라면서 “과거 1970~1980년대 경제개발시기에는 은행이 자금 공급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미래 금융인재 역량과 교육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쟁자가 바뀌고 있으며, 거대 테크회사가 금융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IT회사와 금융회사 경계도 모호해졌다. 아마존뱅크, 구글뱅크 등장이 점쳐진다.

황 회장은 “다가오는 미래는 정답이 없는 세상”이라면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갈 수 있는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인프라를 지원해야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