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고무값 급등에 속앓이…매출 늘고도 이익 줄었다

한국·금호·넥센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3분기 매출을 늘리고도 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타이어 원자재인 고무 가격이 널뛰기를 반복하며 이익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공장 전경.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공장 전경.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3분기 영업이익이 2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245억원으로 10.1%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849억원으로 10.9% 줄어들었다.

넥센타이어도 매출은 늘었지만 저조한 이익률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 3분기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감소했다. 매출액은 5269억원으로 12.1%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514억원으로 4.0% 줄었다.

국내 타이어 3사 로고.
국내 타이어 3사 로고.

양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타이어 주요 원자재로 쓰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톤당 1319달러에 거래되던 천연고무 가격은 올해 2월 톤당 2200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다시 가격이 하락하면서 현재 톤당 1592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합성고무도 올해 초 톤당 330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현재 187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급등한 고무 원자재 가격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제품 가격을 소폭 인상했지만 원자재 상승분을 100% 반영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금호타이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한 13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올해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통상임금 패소에 대비해 1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뒀으나 올해 2심에서 승소하면서 이 중 110억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영업이익 138억원에서 충당금 반영분 11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28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4분기 이후 타이어 3사 실적이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전반의 타이어 수요가 양호하고 내년부터는 투입 원자재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투입 원가가 전 분기 대비 추가 하락하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