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미국 공군 차세대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원가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목적헬기 '수리온'을 연내 전력화하고, 2030년까지 민항기를 제작하는 세계 5대 항공우주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조원 KAI 사장은 “APT 사업은 최저가 입찰로 수주전이 진행되기 때문에 1센트만 높게 제시해도 실패한다”면서 “우리 전략은 록히드 마틴이 제안가를 낮게 대서 수주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원가 절감을 최대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APT 사업은 미 공군에서 향후 수십년간 사용할 훈련기 350여대를 새로 도입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1차로 약 17조원 규모 물량이 투입된다. 향후 가상 적기, 해군 등 후속 기체(33조원)와 제3국 시장 물량(50조원) 등을 합치면 공급 규모는 총 100조원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APT 입찰에는 록히드마틴이 참여하고, KAI는 고등훈련기 제작, 공급, 유지보수(MRO)를 맡는다. KAI와 록히드마틴은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T-50A를 제시한다.
T-50A는 기존에 기체를 개량한 모델로 개발비가 적게 들어 단가 낮추기 유리하다. 또 조종석에 미 공군이 요구하는 대화면 시현기(LAD)와 공중급유장치 등을 갖추고 가상훈련(ET) 기능을 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사장은 “경쟁사인 '사브-보잉' 컨소시엄이 상당한 가격 덤핑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T-50A은 KAI 측에서 원가절감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진행, 이제는 협력업체와 협의해서 가격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안으로 수리온을 전력화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수리온은 우리 군 노후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2006~2012년 1조3000억원을 투입, 개발한 최신 국산헬기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KAI가 개발 과정에서 547억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 드러났다. 또 수리온 체계결빙 문제가 있다는 것이 지적되면서 전력화가 늦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빠르면 이번 달, 늦어도 12월까지 전력화할 것”이라며 “앞서 영하 30도에서 두 번 운항할 때 결빙 문제가 발생했지만 세 번째 시험에서는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KAI를 2030년까지 세계 5대 항공우주업체로 발전시킨다는 장기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50~60인이 탑승하는 중형 민항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또 고등훈련기 수출사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김 사장은 “지금 수출 상담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7개국 정도에 추가로 2개국을 더해 9개국 정도이고 보츠와나, 아르헨티나는 많이 진척됐다”면서 “민항기 개발은 2022년까지 탐색 개발해 구체화할 계획인데 정부에서 많은 비용과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